가을엔...
가을 햇살이 짱짱한 날엔 공연히..
예전에 엄마가 하던 대로 두터운 겨울이불을
덱 난간에 널어놓고 햇빛샤워를 시켜본다.
살랑바람에 실려 이불 위에 잠시 머물던 노란 낙엽이 가을이야기를 들려주기도....
가을엔 새로 알게 된 친구가 아닌
나를 잘 알고 있는 옛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굳이 말이 없어도
함께 만으로 충분한 우리들..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있는 코스모스사이로 까르르 웃어대던 단발머리 여학생들..
아~그리워라.. 그 시절..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데...
따가운 가을햇살의 야무진 손끝으로 만져진 뽀송뽀송한 이불속에서
개운한 숙면을 취하며 그 시절로 돌아가
다정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
추억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가을은...
또한 순수한 그 시절로 돌아가
눈이 맑은 소녀처럼 착해져야 할 것만 같다
예기치 못한 가을비가 창문을 두드린다 빨래 걷어들이라고............
현실로 돌아온 쓸쓸한 중년에 마음을 달래줄 국화차라도 마셔야겠다.
20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