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로 가계 운영 실험 2주차
스파르타 가계 운영 실험 2주 차.
월급날로부터 2주차.
홀쭉해진 잔고를 확인하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는다.
내 입에서 나온 한 마디..
‘아 물가 진짜 많이 올랐네...’
그런데 몇 주 사이
물가가 더 싸지진 않은 것 같은데
어제 확인해 본 잔고는
아직도 토실 토실했다.
내가 2월에 진행 중인 실험은 2개.
냉장고에 이미 사둔 식재료를 버리는 것 없이 모두 사용하고
마트에서 파는 과자 및 젤리 종류 간식을 사지 않는 것.
(토요일 하루만 아이스크림데이!)
지난 달의 식비와
이번 달을 비교해 봤더니
절반이나 줄었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집밥 해 먹어도
너무 비싸다고만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면
한꺼번에 다 소진하지 못하는
식재료 양을 사고
미리 냉동실에 소분해두지 않아 짓무르면
식재료를 버린 기억이 여러번이다.
간식은 말해 뭐하나.
먹고 싶은 간식은
밖에서 사먹는 간식 보다 저렴하니까
$20 미만의 간식이면 큰 고민 없이
모두 카트로 직행하실게요~
과일도 가격 보지 않고
먹고 싶은대로 샀는데
과자 먹느라 외면받아
상해서 버리게 된 과일들이여....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이미 가진 것으로 무얼 만들어 먹을까?’를
생각하고, 있는 재료를 우선으로 소진하자
장봐야 할 품목이 크게 많지 않았다.
‘오늘은 탕수육이 먹고 싶은데’라고
돼지고기를 사러 마트로 향하지 않고
‘오늘은 냉동실에 있는 다짐육으로 간단하게 만들어 먹자’라고
있는 재료를 기준으로 요리해 먹었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낭비를 줄일 수 있는지 모른다.
지난 한 달 동안
전혀 움직일 생각 없어 보이던 체중이
바깥 간식 안먹었다는 이유 하나로
수욱 내려갔다.
그저 설탕 간식을 줄였는데
별 힘들이지 않고
1키로가 빠졌다.
허리가 홀쭉해지고
다리에서 출렁거리던
지방은 몸 바깥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나이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왜 이렇게 체력이 떨어지고, 짜증이 나고, 어디가 자꾸 고장 나고, 살은 피둥피둥 찌는지... 저질 체력의 몸뚱아리를 확 바꾸고 싶다면 먹거리부터 바꿔야 한다. 가공식품, 배달음식 딱 끊고 신선한 재료와 건강한 양념으로 만든 소박한 음식으로 식탁을 차리는 거다 책 ’육아내공‘ 저자 김선미, 가공식품, 바깥음식 끊고, 건강 집밥으로
자극적인 음식 중에서도
나의 최애 음식이었던 떡볶이.
그 중에서도 밀떡을 좋아한다.
그런데 먹을 때의 기쁨은 잠시
떡볶이를 먹고 나면
소화가 안되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다
겨우 잠들곤 했다.
PMS(생리전 증후군) 기간에는
말해 뭐하나.
곧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인간 화산이 되어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마그마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있는..
가족들에게는
무언의 눈빛으로 ‘가까이 오지마!’라고
레이저를 쏘아댔다.
그런데
아주 신기하게도
설탕 간식을 대폭 줄이고
식탁을 간소하게 바꾸면서
매일 아침 큰 어려움 없이
화장실에 가는 루틴이 생겼고
몸이 늘 가볍고 상쾌하다.
내 몸에서 기분 좋은 느낌을 느끼는 것,
얼마나 깊은 행복감인지 모른다.
지금 똑같은 PMS기간을 보내는 중인데
짜증이 확 줄었다.
평온하달까.
소화불량이 사라지니
밤마다 꿀잠 자는건 당연.
간식이
팬트리에 쌓여있으면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방앗간 들리듯 간다.
우리 집 팬트리는
더이상 아이들의 관심을 이끄는
이색 장소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배꼽 시계가
드디어 일을 재개했다.
식사 때가 되면
배가 고파서
식탁에 먼저 앉아 있고
’밥 언제 다 먹을거야 얼른 먹어~‘
늘 당연하게 해왔던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잔소리란 것은
수혜자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아는가?
잔소리 속에 담겨 있는
짜증과 화의 감정만
아이들의 마음 속에 새겨질뿐.
잔소리 하지 않아
아이들과의 신경전에서
해방 되었다.
마트에서 산 간식 대신
과일이나
간단한 재료로 쿠키를 구워 먹는다.
아이들은 베이킹 하는걸 좋아한다.
엄마가 수학 퀴즈를 내면
초롱 초롱한 눈으로
즐겁게 수학 놀이 겸 공부를 한다.
재료가 부족해서 레시피에 나온
재료의 양을 절반으로 줄여야 할 때
’나누기‘퀴즈에 답하며 나누기를 연습을 하고
나중의 편의를 위해
재료의 양을 두배로 늘려 많이 만들 때는
’더하기‘ 혹은 ’곱하기‘를 연습한다.
앉아서 수학 문제집으로 풀지 않아도
즐겁게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들!
건강한 간식 먹이면서
수학 공부까지 할 수 있다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계를 스파르타로 운영하면
아주 큰일나는 줄 알았다.
‘그렇게 아껴서 뭐하려고’라는 목소리가
내 머릿속에 없었던 것도 아니다.
꿩도 먹고 알도 먹는다는데
나는 꿩(식비절약)도 먹었지만
알은 5개나 먹었다.
더 신나는 사실.
집에서 만드는 지금의 간식도
더 적은 재료로
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마치 나만의 행복 레시피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만 같다.
소로의 말이 맞았다.
‘우리가 소박하고 현명하게 산다면, 이 세상에서의 삶은
고된 시련이 아니라 즐거운 유희라는 것을 내 신념과 경험을 통해 확신한다’는 말.
어느 새 고된 시련처럼 느껴졌던 1월의 흔적은 사라지고
2월의 나는 그저 즐거운 유희를 만끽하는 중이다.
#미니멀라이프
#식비절약
#소박한식탁
#간식만들어먹기
#심플라이프
#헨리데이비드소로
#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