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을 좋아해서 전업주부를 선택한 건 아닙니다만
집이라는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 식사 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심, 저녁을 먹고 씻은 후 잠이 들기까지. 청소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 요즘 핫한 청소왕도 보고, 유튜브에서 청소 ASMR도 시청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희열이 느껴져서 청소하고 싶은 욕구가 조금 상승하긴 했으나, 나에게 집안일이란 피할 수 없다면 최소한만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건 변함 없었다.
미리 밝혀 두자면, 우리 가족들의 생활 편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집안일 핵심 리스트만 추렸다. (더 늘리자면 더 늘릴 수 있겠지만, 나는 ‘이것만 하낸 것도 용하다’는 마음으로 추렸다)
+ 청소기 돌리기
+ 식탁 주변 정리정돈
+ 빨래 돌리고 개키기
+ 거실 정리정돈
+ 창틀 먼지 청소
+ 화장실 변기 청소
+ 화장실 욕조/샤워룸 청소
1.거실 정리정돈
거실을 지나갈 때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하나씩만 주워도 따로 시간을 내서 청소를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거실을 지나가는 김에 하면 되니까.
2.식탁 주변 정리정돈
우리 집에서의 식탁은 투잡을 뛰고 있는데 식사를 위해 가족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외의 시간은 아이들이 종이 접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곳이다. 즉, 식사하는 시간 외에도 항상 식탁에 물건이 어질러져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창의력을 내뿜으며 활동하는 시간을 존중하기 위해 식탁 주변 정리는 저녁 식사가 모두 끝나고, 식기 세척기를 돌린 다음에.
3.빨래 돌리기
4인 가족의 빨래가 쌓이는 건 정말 순식간이다. 매일 갈아입는 상의, 하의만 해도 하루 만에 8벌의 옷들이 빨래 바구니에 담긴다. 거기에 속옷이랑 양말까지 더하면 빨래 바구니가 수북히 쌓이는 건 금방.
‘궁극의 미니멀라이프’ 책을 읽고 샤워하는 김에 옷을 빨래하는 손빨래에도 도전 해보았지만, 손빨래 몇 번에 손 마디마디 뼈마디가 너무 아파 개구리 왕눈이 손가락 처럼 파스를 칭칭 감고 있었던…나는 인류가 발전시켜 놓은 세탁기를 최대한 잘 활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빨래의 더러움은 기본적으로 ‘땀’과 ‘때’입니다. 매번 음료수나 간장을 흘리는 것도 아니므로 세탁기로 늘 꼼꼼하게 빨 필요는 없어요 - 책, ‘궁극의 미니멀라이프’ 중에서
매번 음료수나 간장을 흘리는 게 아니니 대신 나도 빨래 ‘빨리 돌리기 모드’로 15분 만에 빨래를 돌린다. 외출하는 날이 아니면 가능할 때 마다 빨래를 하고 건조 시켜 빨래 바구니에 대기 시켜둔다.
4.빨래 개키기
빨래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빨래를 개켜서 옷장에 모두 정리 해 둬야 가족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남편이 급히 출근하려고 하는데 빨래통에서 양말과 속옷을 뒤져야 하는 상황은 그야말로 남편의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앗는 불편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몇 번이나 있었던 것은 안비밀..)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 하기 위해서 빨래는 일요일에 모두 개켜 두려고 한다. 8살 딸, 6살 아들은 각자 자기 옷들을 모두 스스로 정리하고, 나는 남편과 나의 옷 그리고 수건들을 정리한다.
5. 청소기 돌리기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청소기 돌리기는 마치 심리 상담이라도 받고 나온 것 처럼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지금 집은 부엌을 제외하면 모든 방의 바닥이 카펫이다. 카펫 겸용 미국 청소기가 얼마나 무거운지… 무겁다는 핑계로 청소기 돌리기가 싫었던 지난 4년. 하지만 이제는 너무 추운 날 밖에 나가 걷는 운동 대신 하고 있는 운동이자 하고 싶은 운동이 되었다 . 상쾌한 바람 쐬고, 따스한 햇살 느끼면서 밖에 나가 걷는 운동도 참 좋지만, 운동 후에 집안 까지 정돈되어 있는 청소기 돌리기는 더 좋다. 청소기 돌리기는 유일하게 이틀에 한 번 하는 청소.
6. 먼지 창틀 청소
먼지 창틀 청소는 굳이 시간을 따로 내지 않아도 괜찮다. 주말에 청소기 돌리기 전 아이들에게 헝겊을 주고 창틀을 닦자고 말하면 아이들은 즐겁게 청소한다. 우리가 있는 곳은 모래 먼지가 많은 곳이라 창틀 청소하는 재미도 크다. 각 방 마다 창은 2개, 각 50cm 정도. 3분이면 금방 먼지 청소를 끝낼 수 있다.
7. 화장실 변기 청소
화장실 변기 청소는 3분이면 할 수 있다. 변기 옆에 변기용 솔과 청소 도구를 구비해 둔다. 매일 청소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청소하려고 한다. 그리고 변기 옆 서랍장에 소독용 알콜을 두고, 살이 닿는 변기 위, 손이 닿는 손잡이에 알콜로 소독한다.
8. 화장실 욕조/샤워룸 청소
주말에 샤워하기 전 물때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표백제를 미리 뿌려두고, 솔로 가볍게 청소한 뒤 뜨거운 물을 뿌려준다. 샤워룸 청소 처럼 물을 쓰는 곳은 씻을 때 청소하면 옷이 젖지 않아 옷을 갈아 입지 않아도 괜찮다.
가족을 위해 전업주부를 선택했지만, 나처럼 집안일에 별다른 흥미가 없다면 괜찮다. 꼭 청소를 좋아하고, 집안일을 매일 해야 나의 의무를 다 하는 걸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족들이 일상생활 하는데 꼭 필요한 최소한의 집안일만 남기고, 또 그 집안일들을 다시 최소한만 할 수 있는 일주일의 사이클을 만들어 보자.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에 대한 부담감이 훨씬 줄어드는 걸 느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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