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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생 학생 Feb 02. 2024

오늘도 팥 없는 단팥빵을 한 입 베어문 당신에게

당신의 팥은 어디에 있는가?

‘아 진짜...!!!! 아니 몇 시간을 줄 서서 기다렸는데, 왜 하필 내 팥빵에 팥이 없는 거냐고!!!!!!!!!! 왜 하필 내 빵이냐고!!!!‘ 나는 오늘도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고 녹초가 된 몸을 겨우 집으로 이끌고 온 남편 앞에 앉아 퍽퍽한 밀가루만 남은 빵을 우걱우걱 씹으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남편은 ’ 그럴 거면 팥이 없는 그 빵을 먹지 말든가, 내일 다시 가서 새 팥빵을 사 먹든지, 팥이 들어있지 않았다고 찬찬히 설명한 뒤 사장님에게 환불을 받든 지, 그도 아니면 이젠 그 가게에게 신뢰도가 떨어졌으니 이번 참에 직접 팥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떻겠냐고 ‘해결책’을 말해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해 보였다. 하지만 남편은 아무런 해결책도 주지 않았다. 팥은 도대체 어디 있냐고 누군가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 나는 매일 팥이 없는 팥빵을 다시 베어 물면서, 팥은 어디에 있냐고 찾고 또 찾았다. 평생 팥을 만들어 줄 수 없는 남편에게서.


내 일상은 자주 밀가루만 남은 팥빵처럼, 달콤함만 쏙 빠진 퍽퍽한 일상이었다. 팥에 대한 그리움에 목이 메면, 친구들이랑 놀기도 하고, 보고 싶은 예능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그래도 한 입 베어 물면, 저기 단전부터 올라오는 행복감이 차오르던 팥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맛, 인공 조미료로 흉내만 낸 가짜 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깊고 겸손하고 정말 완벽하게 행복한 그 맛. 바로 내가 성장을 위해 자기 계발을 하는 그 시간.


‘나의 꿈(목표)과 한 달이 얼마나 잘 조응하는가 ‘를 끊임없이 체크하면서 월간 단위로 계획을 세우다 보면, 인생의 방향성이 보인다. 그래서 ’ 내가 그리는 인생과 나의 한 달이 잘 어울리는가?‘를 매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익한 ’ 파서블‘


김익한 교수님은 책 ’ 파서블‘에서 인생지도 그리기의 핵심 영역을 다섯 가지로 소개하고 있다. ’ 가족, 성장, 관계, 일, 놀이와 쉼‘ 그동안 나의 하루는 가족과 관계에 대한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가족이 나를 필요로 하면 24/7 (24시간 7일) 일주일 내내 언제든지 어디든 달려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아내로서, 엄마로서, 친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지만, 정작 책 읽고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활력을 얻고 싶은 나의 욕구는 우선순위의 끝으로 밀려나 있었다.



‘우리의 삶은 하찮고 지엽적인 일들로 인해 야금야금 낭비되고 마침내 소진되어 버린다’_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나는 매일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팥이 들어있는 팥빵을 먹고 싶다. 다이어리를 펼쳐 매일 15분씩 다양한 분야의 책을  배우자는 목표를 세웠다. 평소에는 자기 계발/에세이만 읽는 편식하는 독서 습관을 개선하고자 2024년 새해에는 평소에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나의 뇌를 말랑말랑하게 자극하며 마사지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 잘 모르는 분야,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사실에 설레었다.



중학교 때부터 30대가 넘을 때까지 자칭 역포자(역사 공부를 포기한 자)였던 나는 세계사 책 한 권을 정해 매일 15분씩 읽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렇게나 많은 전쟁들, 각기 다른 이유에서 발발한 전쟁 이야기를 읽으면서 수많은 희생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오늘 하루를 평온하게 보낼 수 있게 된 것에 더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수학책을 읽을 때에는 도형의 재미에 푹 빠졌다. 모든 도형을 분해하면 결국 삼각형이 된다는 구절을 읽고 마치 인생의 3대 미스터리의 답을 발견한 것처럼 ‘아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자기 계발 서적 김익한 교수님의 ‘파서블’을 읽으면서는 왜 그동안 수많은 책을 읽고도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았었는지 나의 독서 습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읽은 책의 내용, 그 지식을 나만의 언어로 적으며 소화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덕분에 책을 읽고 나면 꼭 다이어리에 나만의 언어로 1줄 기록하며 키워드를 적어 본다거나, 요약을 하면서 지식을 체화하는 과정을 거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렵고 질겨서 몇 번 씹다가 꿀꺽 삼켜버리던 어려운 지식도 꼭꼭 씹어 몸속으로 잘 흡수하기 시작했다.



1월 한 달 동안 독감에 걸려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해 아팠던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회복되는 게 감사하고, 또 당연한 듯 보이는 일상을 감사히 맞이하며 나의 성장을 위해 한 걸음 나아가는 날을 보내며 지냈다. 나는 세계여행이 꿈이라며 당당하게 외치고는 목적지도 없이 아마존 정글 숲 속에 지도 하나 없이 숲 속을 헤매며 걸어가는 기분이었던 지난 날들.  


지금 내 지도에는 북/남아메리카가 어디에 있는지, 아시아가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지 큰 대륙의 위치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유럽(성장)‘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유럽을 향해서 매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팥빵을 한 입 베어 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오늘도 나는 아침에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단팥빵을 한 입 베어 물고 나에게 말한다. ’아! 행복하기가 이렇게나 쉬웠단 말인가!‘  


내 잃어버린 단팥빵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남편..^^ 인건 안 비밀. 행복한 아내, 불만 없이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는 내 모습 옆에 남편도 전보다 더 행복해 보인다.


오늘 나에게 한 번 물어보자. 내 인생의 단팥빵의 팥은 무엇인지.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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