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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영어가 목표라면, 맥밀란 비즈니스 그래머 빌더

Business Grammar Builder (Macmillan)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영어 공부에 들어가는 시간은 크게 줄일 수가 없습니다. [2,200시간 공부하셨나요? 참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왕 들이는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좀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국어도 사람마다 발음이 명확한 사람, 글 잘 쓰는 사람, 속독에 능한 사람, 설명 잘 하는 사람, 문학적 표현력이 좋은 사람이 다 따로 있듯이, 영어 학습자의 영어도 양상이 다양하고, 학습 방향과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소위 '비즈니스(business)' 영어가 궁극적인 목표인 학생이라면 조기부터 전체 영어 학습의 초점을 비즈니스에 맞춰 보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비즈니스 영어라고 하면 '그건 중급은 되어야 공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시중의 영어 학원에서 비즈니스 영어 타이틀을 붙인 과정이나 여러 비즈니스 영어 단행본 교재들을 봐도, 사실 언뜻 일반 초급 교재들보다는 어려워 보이는 게 사실이지요. 그런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비즈니스에서 쓰는 표현이 따로 있고, 아무래도 친구랑 주고받는 대화보다는 좀 더 격식 있거나 예의 바른 언어를 써야 하겠지만, 구사할 문장의 구성 원리까지 따로 있지는 않습니다. 문장을 이해하고 만드는 것과 관계된 학습 내용은 동일하다는 얘기죠.


그런 의미에서 맥밀란(Macmillan)의 비즈니스 그래머 빌더(Business Grammar Builder)는 문장 관련 기본 skill, 즉 문법을 익히거나 정리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영어를 자연스럽게 함께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교재입니다. 제목 그대로 비즈니스 영어를 위한 문법 학습서지요.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 사실 비즈니스를 위한 문법 이란 건 따로 없습니다. 비즈니스 영어에서만 쓰이는 조동사나 시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란 거죠. 다만, 문법을 통해 이해하고 쓰게 될 문장들을 비즈니스 상황에 맞춘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맥밀란(Macmillan)의 비즈니스 그래머 빌더(Business Grammar Builder) 초급 &  중급 개정판(2nd Edition)


Grammar in Use vs. Business Grammar Builder (GIU와 BGB의 비교)


많은 분들이 잘 아는 대표적인 외서 교재인 그래머인유스(Grammar in Use, 이하 GIU)와 비교해보죠. 


GIU는 시제(tense)로 시작됩니다. 비즈니스 그래머 빌더(이하 BGB)도 시제 chapter 가 제일 먼저 등장하고, 현재 시제부터 시작합니다. 초급 단계인 BGIU(Basic Grammar in Use)나 EBGB(Essntial Business Grammar Builder)나 모두 현재 시제의 평서문, 부정문, 의문문의 구조를 알려 주고, 주어가 he, she, it과 같은 3인칭 일 때에는 동사가 goes, has, lives처럼 뒤에 s/es가 더해지는 형태임에 주의하라는 내용이 더해져 있습니다. 즉, 두 교재 모두 해당 레벨에서 접근하는 문법 사항의 순서나 배치도 비슷하고, 다루는 문법 내용은 더더욱이 동일하단 얘깁니다. 


차이는 예문, 즉 문장에 있습니다. 동일한 구조와 원리로 만들어졌으나, BGIU가 We read alot. I like ice cream. 과 같은 누구나 두루두루 쓸만한 일상생활 배경의 문장을 제시한다면, EBGB는 Nike manufactures sportswear. (나이키는 스포츠웨어를 생산한다) 같은 비즈니스 상황에서 접할만한 문장이 등장하지요. 단어와 내용의 차이가 있을 뿐, 문장 구조와 적용되는 문법 사항은 BGIU의 현재 시제 Unit 내용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물론 BGB에 이렇게 딱딱한 문장만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비즈니스라고는 해도 동료들과 가볍게 나눌 수 있는 대화도 있고 휴가와 같은 일반 생활영어와 겹치는 주제도 있으니까요. 다만, 비즈니스 상황을 좀 더 드러내기 위해 일부 예문들은 디테일이 좀 더 더해져서 BGIU 보다는 단어 양도 많고, 문장도 조금 더 깁니다. 이 때문에 좀 더 어려운 느낌을 주는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수업에서 교사는 이런 부분들을 적당히 구분하여 초급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 줄 필요가 있지요. 초보 독학생이라면 선뜻 덤비기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BGB는 편집면에서도 GIU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왼쪽에 설명, 오른쪽에 연습문제가 배치되는 구성이 대표적이죠. (중급(Intermediate to Upper Intermediate) BGB에서는 Unit 당 연습문제 페이지가 2페이지씩 더 연장) 그러나, GIU가 단순하지만 편안한 문장으로 문법 사항을 깔끔하게 설명해 주는 데에 비해, BGB는 설명 문장이 다소 딱딱하거나 어려운 느낌입니다. 초급(Essential) BGB의 경우 항목별로 정리된 요약문과 같은 인상이 좀 더 강하고, 중급 BGB는 설명 문장이 다소 길고 늘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둘 다 '친절한'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이 책을 독학하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학생들을 제법 만납니다.


전체적인 구성의 안정감이나 문법 사항의 꼼꼼함은 아무래도 일반 영어를 기준으로 한 GIU 쪽이 훌륭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그냥 되는 게 아니죠. 연습문제에 있어 BGB는 문장 완성형이 아닌 단답형 문장들도 보이고, 실제 신문 기사 형태의 지문의 빈칸을 채우는 등 유형의 폭이 GIU 보다 다양합니다. 대신 난이도도 그만큼 안정적이지 않고 다소 널을 뛰는(?) 듯한 인상을 주지요. 대신 다양하고 폭넓은 연습과 노출이 필요한 중급 단계의 BGB는 연습 문제가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일단 연습 문제의 양이 대폭 늘었고, 그만큼 매우 다양한 문장으로 해당 문법 사항을 반복적으로 상기할 수 있습니다. 연습 문제의 유형도 다양하고 문제 자체도 우수합니다. 꼼꼼히만 공부하면 웬만한 비즈니스 문장은 다 익힌다고 할 정도로 양과 질에서 압도적이죠.


학습 레벨/난이도


제가 추천하는 이 교재의 학습 레벨/난이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EBGB는 왕초보나 기존 문법 학습 경험이 전혀 없는 분보다는 중급 입문 단계나 (일반) 초급 문법을 일차 학습한 뒤에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앞서 설명했듯, 기본 문법 설명에 있어서의 아쉬움, 예문의 길이나 등장하는 어휘 분량의 부담 등 때문에 초급 학생들은 처음에 다소 버거울 수 있습니다. 한번 더 초급 문법을 정리는 하고 싶은데 있는 그대로 반복하기에는 다소 아쉽고, 바로 중급 문법으로 넘어가기엔 자신이 없는 학생이라면 이 EBGB를 한번 훑고 GIUI 등의 중급 문법 단계로 넘어가면 좋습니다. 또한, 장차 토익(TOEIC)을 준비할 계획이 있는 초급 학생에게도 이 책이 기본 문법과 함께 토익에 필요한 기본 비즈니스 어휘나 문장들을 친숙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단, 벼락치기해야 하는 학생에게는 비추.


중급 BGB는 말 그대로 중급 학생에게 적합합니다. 꼼꼼하게 문법 정리를 한 번쯤 더 했으면 하는데, 비즈니스 영어도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학생이라면 이 책이 꽤 쏠쏠한 일석이조의 효율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난이도 있는 중급 학습에 도전하고자 하는 학생에게도 추천. 대신 각오는 단단히!!


학습 플랜과 운영


좀 더 구체적인 학습 플랜을 제시하자면, 이 시리즈로 비즈니스 영어의 기반을 다지고 싶다면 EBGB는 다소 가볍게 진행하고 BGB에서 보다 intensive 하게 공부할 것을 권합니다. 두 권 다 꼼꼼하게 공부하면 좋겠지만, 시간문제도 그렇고 초급 단계에서 BGB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완벽하게 하려다가는 지쳐버리게 될 우려가 있어요. 


장차 토익을 준비할 계획이나 필요가 있는 초급이라면 일단 기초 문법 등을 뗀 상태에서 EBGB로 다소 꼼꼼하게 마무리를 한 뒤에 토익으로 넘어가세요. 6개월쯤 뒤부터 토익 준비를 시작하거나, 토익 시험의 문장 자체를 소화하기가 벅찬 500점대 이하 학생들에게 필요한 과정입니다. 


초급 학생일수록 독학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면이 있습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어휘들을 수시로 사전을 찾아가면 공부하는 것이 수업의 집중력과 리듬을 유지하는 데에 방해가 되고, 딱딱하고 때로는 장황한 설명과 다소 지루해 보이는 편집도 끝까지 공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지요. 수업에서 이 교재를 다룬다면 이런 부분을 얼마나 잘 컨트롤하느냐가 교사의 역량의 관권이 됩니다.


그럼에도 문법 기초가 어느 정도 갖추어졌고 보다 핵심만 또는 놓치기 쉬운 사항들을 짚어 보고자 하는 학생에게는 BGB가 꽤 괜찮은 보강재가 될 수 있습니다. 보다 다채로운 연습문제와 책 뒤에 추가로 더해진 문법 주제별 Test 들도 보다 꼼꼼하게 다각적으로 배운 내용을 다질 수 있는 수단이지요. 교재 곳곳에 제시된 실제 비즈니스 기사 등에서 뽑은 해당 문법 사항이 응용된 지문 등은 보다 욕심이 있는 학생들을 만족시킬 것입니다. 이미 외국계 회사 등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이 교재의 예문들이 특히나 더욱 생생히 다가올 것입니다. 내게 특히 유용하겠다 싶은 예문들이 나올 때마다 따로 정리해 놓으면 나만의 실용 비즈니스 표현집이 된다는 TIP 도 드려요~


개정판 정보


중급 BGB 구판. 개정판은 내용이 많이 추가되었다.


중급 BGB는 개정판(2nd Edition)이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교재들이 디자인과 편집, 일부 어휘 교체 정도의 변화만으로도 개정판을 내놓는데 반해, BGB는 상당히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일단 구판이 굵직굵직(?)한 사항들만 뽑아낸 느낌이라면 개정판은 좀 빡빡한 느낌이에요. 내용이 상당 부분 추가된 Unit들이 있고, 2페이지에 걸쳐진 설명을 한 페이지에 몰아넣는 등 좀 더 무게감이 있습니다. 좀 더 종합적인 영어 학습을 위해 Speaking과 Writng Task 가 Unit 마다 더해진 것도 큰 변화입니다. 그럼에도 책의 두께나 페이지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 그만큼 더 알찬 내용물을 갖추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언뜻 어렵고 지루해 보이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에요. 구판은 그냥 교재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크게 무겁지 않은 느낌이라면, 개정판은 중간에 적당히 틈을 주어가면서 밀도 조절을 하지 않으면 중간에 지쳐 버릴 것 같은 인상이랄까요? 끈기가 부족하거나 밀도 높은 학습이 다소 버거운 상황이라면, 일종의 참고 서적(reference)으로서 두고두고 긴 호흡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는 말을 남깁니다. 


이미지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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