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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해외 거주 경험 친구들을 어떻게 따라잡나???

고급 영어를 위해서는 해외연수가 절대적일까? 

제가 대치동 쪽에 살다 보니 아이들의 영향을 도저히 안 받고 살 수가 없습니다. 여러 선생님들의 조언으로 혼자 저 만의 영어공부를 찾아가려 애쓰고 있는데 (수학, 과학도... 해야 하고...) 제 주변에 공부 꽤나 하는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다 좋은 학원들을 다니고 있거든요... (뭐 예를 들어서 IBT 90, 100점 이상+학원 TEST합격) 물론 저런 학원에 들어가는 애들은 2,3년 외국에서 살다온 애들이죠...

전 외국연수 경험도 없고, SPEAKING, WRITING에 관해서는 공부해보지도, 관심을 갖지도 않았습니다.(WRITING은 어느 정도...) 이렇게 저도 저만에 영어공부(책 읽기 등)를 하고 있으나 워낙 불안해서 어디 하나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확신이 거의 50%도 안되고 부모님 또한 반대하시니깐요... 물론 지금은 수학, 과학에 집중하고 있지만...

영어면에서는 SPEAKING과 LISTENING을 위해서라도 어학연수는 필수라고 생각하고요...(어느 정도 계획 중) 물론 GRAMMAR 쪽도 보충을 많이 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독해, 영작 등을 하는 좋은 학원(?)에 다니는 애들은 영어 최상위권이고... 거의 외고는 그냥 가죠... 전 수능 쪽엔 관심 전혀 없습니다. 다만 관심 있는 IBT 등의 점수를 따기 위해서는 문법과 단어 가지고만은 전혀 안된다는 생각만 하고 있지요...(휴;;)

SPEAKING과 LISTENING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 편이세요? 전 IBT 점수엔 관심이 약간 있고, 무엇보다도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고급 영어 구사에 목적이 있습니다.


Speaking과 Listening 에 대한 저의 생각이라... 범위가 너무 넓은 질문이네요. 님의 질문에서 언급된 내용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저는 '어학연수'가 Speaking과 Listening 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학연수를 통해 상당한 도움을 받는 학생들도 있지요. 하지만, 어학연수를 하고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기대치 도달이란 기준에서 볼 때 후자의 비율이 더 높다고 하면 안 믿으실까요? 하지만 사실이고요, 다만 그들이 눈에 많이 띄지 않을 뿐입니다.


대충 Survival을 위한 입과 귀를 틔우는 것과, 현지에서의 학업이나 업무를 무리 없이 수행하기 위한 수준의 실력 --iBT 나 기타 종합적인 영어 시험 성적으로도 어느 정도 증명 가능한-- 은 별개입니다. 연수를 다녀와서 영어가 상당히 된다 싶은 친구들은 대개 연수 전에도 이미 어느 정도 탄탄한 기반을 닦은 경우입니다. 그야말로 백지상태에서 날아가 2~3년을 지냈다고 영어가 환상적으로 변해서 오는 케이스는 매우 특수하다고 할 수 있지요. 언어적 소질을 타고났거나, 학습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던가... (그런데 이런 친구들은 어학연수를 안 가도 여기서도 이미 성공하거나 했을 가능성이 크죠)



수능 쪽엔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수능 기본 점수는 나올 수 있는 게 진짜 실력이란 건 아시죠? 수능 유형에 맞춘 공부를 하지 않아 그런 부분에서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최소 90% 득점률은 어려움 없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질문 주신 님께서 말하는 고급 영어의 경지입니다. 수능 점수 조차도 제대로 안 나오면서 고급 영어에 도전하겠다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보다는, 수능 고득점자가 차근차근 진짜 고급 영어를 쓰기 위한 공부를 해 나가면서 성공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단, 기본적인 의사소통 수준의 영어라면 수능과 크게 상관없을 가능성이 좀 되죠.)


뭔가 본인이 원하는 고급 영어 학습은 아주 멀~리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고급 영어'가 진짜 목표라면 사실은 궁극적으로 오히려 수능이나 입시 영어에 나오는 그런 단어나 문법들도 더더욱 잘 알아야 하는 게 맞습니다. 수능이니 입시 영어라고 하는 것들이 비판받는 이유는 어떤 순서나 체계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자연스러운 기준이 많이 결여되어 있어서이지, 그냥 그 영어 자체가 잘못되어서 라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현지에 가지 않는 한 속시원히 해결될 것 같지 않은 Speaking이나 Listening 도 그냥 백지상태에서 가면 안되기는 매한가지이거나 그 수준이 실망스러운 선에서 그칠 수도 있습니다. 최소한 현지에서 멋지게 보강이 될 수 있는 기반은 여기서 닦아 놓아야 하는 것이 맞는 말이며, 문법이나 어휘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잘 찾아보면 교육 프로그램 자체는 한국이 더 나은 경우도 많아요.)


대치동? 제 조카들 중에도 소위 대치동 키드가 있습니다. 해외 생활도 3~4년 하고 왔지요. 님께서 부러워(?)하고 신경 쓰여하는 그런 학생들의 전형적인 모습인데요. 그런데, 뭐 전 그게 뭐가 그리 대단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영어 좀 하는구나.. 지요. 그만큼 한국에서 할 수 있었던 것들이 부족해서 그 부분만큼 아쉽고 힘든 모습도 있었고요. 그 '영어'가 걔들 미래를 다른 애들보다 절대적으로 더 훌륭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나는 그래서 그냥 소위 말하는 평범한 대학생을 거쳐 직장 생활 중이고, 하나는 외고는 아닌데 그런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는 학교를 다녔는데, 학교의 다른 애들과 동일한 내지는 더 큰 분량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안고 살았어요. 영어가 나은만큼 수학이 몇 배로 괴로웠다고 해요. 다른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상황에서 '영어'도 BOOSTER 가 되는 것이지, '영어'만 된다고 다른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되거나 무시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님께서 너무 대치동을 의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세상은 너무너무 넓은데, 대치동은 정말 너무너무 조그마한 동네일 뿐이거든요.





위 글은 네이버 영어 카페에 올라온 한 학생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브런치로 옮기면서 질문 일부를 편집하고, 답변을 다시 다듬었습니다. 

 

네이버 카페 원문 보기: http://cafe.naver.com/satcafe/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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