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 from Planet

유럽에서 다시, 인간의 시작을 묻다

by 헬로 보이저

유럽.
이 대륙은 늘 ‘시작의 이름’으로 불려 왔다.
민주주의의 탄생도, 르네상스의 빛도, 산업혁명의 불꽃도
모두 여기서 출발했다.

그러나 내가 이곳에서 마주한 건,
찬란한 문명보다
그 문명 아래 깔려 있던 폐허의 시간이었다.

황금빛 돌길 아래 묻혀 있던 수많은 민족의 피.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너머 울던 여인들의 역사.
도시가 숨긴, 전쟁과 침묵의 공모들.
그리고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약탈과 침략의 흔적들.

나는 여행자가 아니라
지구의 기록을 수집하는 사서처럼 이 땅을 걸었다.
고개를 들고, 이름 없는 조각들을 바라보고,
그들이 말하지 못한 것들을 대신 기록하려 했다.

이 매거진은 ‘감상’이 아닌 ‘증언’이다.
지워진 이름들을 복원하려는, 작고 조용한 시도다.

그리고 지금, 이곳 유럽에서 다시 묻는다.
“인간의 시작이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시작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ps.
당신의 마음속에도,
지워지지 않은 어떤 풍경이 있다면
그것 또한 이 지구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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