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와 타조 골목 너머, 이름 없이 떠도는 사람
“지금부터
우리가 ‘폴라 쉰의 유령(Ghost of Paula Sheen)’이라 부르는 걸 보여드릴게요.”
가이드의 말에
기차 안은 잠시,
공기마저 달라졌다.
이곳엔
30명에서 40명 남짓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누군가의 이름도,
누군가의 흔적도
천천히 바람 속으로 지워지는 곳.
오른쪽엔
Eagle and Ostrich Alley가 열리고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그 골목으로 걸어 들어가고,
그 뒤로
날개를 편 독수리가 낮게 선회했다.
하지만 나는
눈앞의 독수리보다,
귓가에 남은 이름 하나에
마음이 붙잡혔다.
폴라 쉰, Paula Sheen.
그녀는 누구였을까.
왜 사람들은 그녀를
‘유령’이라고 불렀을까.
그리고 왜 아직도,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그 이름을 들려주는 걸까.
아마도,
그녀는 떠나지 않은 누군가였을 것이다.
아니면,
떠났지만
아직도 기다리는 누군가였을 것이다.
이 작은 마을,
이 작은 골목,
이 작고도 깊은 강과 바위 사이에
그녀의 시간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기차는 계속 달린다.
하지만 나는
그 유령의 이름을 곱씹는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이곳을 지나게 된다면,
Paula,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불러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