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urora Light

Pillar Rock–강의 눈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가장 오래된 돌기둥과 그가 본 수천 개의 항해 이야기

by 헬로 보이저


그 바위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우리를 보고 있었다.

프레이저 강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갑자기 등장하는 하나의 바위.
둥그렇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묵직한 형태의 돌기둥,
Pillar Rock.

사람들은 그저 스쳐간다.
기차는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
사진가들은 셔터를 누르고,
가이드는 간단히 언급할 뿐이다.
“저건 Pillar Rock이에요.”

하지만
그 바위는 우리가 본 것보다
훨씬 많은 걸 보고 있었다.

수천 명의 발아래를 지나간 물결.
금광을 찾아 떠난 사람들.
다시 돌아오지 못한 표정들.
그리고 오늘,
기차에 탄 우리.

그 바위는 ‘강의 눈’ 같았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지만,
늘 흘러가는 것들을 보고 있었다.

그 바위 앞에서는
설명도, 해설도,
모두 조용해진다.

자연은 간혹,
이름도 표지판도 없이
존재만으로 감정을 전달한다.

Pillar Rock.
이름은 돌기둥이었지만,
우리에겐 하나의 기억 보관소였다.

기차가 커브를 돌고
그 바위는 점점 작아졌다.
하지만 마음속에선
어떤 돌기둥 하나가
더 깊게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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