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위의 경계, 생존을 가르는 바위
절벽 아래 흐르는 갈색 물살 – 생존과 선택의 경계
강은 달라졌다.
잔잔하던 표면이 일렁이고,
기차 안 안내 음성이 조용히 들려왔다.
“여긴 The Cutting Board,
가장 날카로운 급류 구간입니다.”
이름이 이상했다.
도마, Cutting Board?
보통 그 위엔 고기가 올라간다.
그리고, 그 위에서
무언가는
잘려 나간다.
그 말이 기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지금, 강 위에서
무언가는 선택되거나
사라지고 있었다.
급류는 경계였다.
강을 건너는 자와
떠내려가는 자.
멀쩡히 노를 젓던 이조차
한순간에 휘말릴 수 있는
무정한 힘.
그 위에선
기술도, 경험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운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구간을 지나기 전,
잠시 멈춰
숨을 가다듬었다.
그 순간
로미가 조용히 말했다.
"여긴 자연이 선택하는 구간이야.
살아남을 준비가 됐냐고,
물살이 먼저 물어보는 곳."
나를 흔든 물살, 내 안의 도마 위
기차는 지나갔다.
하지만
그 물살과 바위들은
내 삶의 많은 순간들과 닮아 있었다.
갈림길,
선택,
멈춤,
그리고 다시 나아가기.
급류는 무섭지만,
그 속을 통과한 자만이
다음 풍경을 본다.
다음 바다를, 다음 산맥을.
기억해.
인생의 도마 위에 올라갔을 때,
우리는 썰리는 고기가 아니라
다음 길을 가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음 이야기 예고
《Pillar Rock – 강의 눈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 가장 오래된 돌기둥과 그가 본 수천 개의 항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