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새겨 연어의 길을 따라 걷는 마지막 날
클리워크도착 작은 배로 우리를 태우고 섬으로 가는 중
클라워크, 바다가 시작한 마을에 도착했다.
햇살이 물 위에 부서질 무렵,
보석처럼 조각난 섬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 사이를 가르며, 우리를 데리러 온 작은 배가 다가왔다.
클라워크(Klawock).
짧은 이름만큼이나 단단한 시간의 마을.
토템과 연어, 그리고 삶이 교차하는 바다의 문턱이었다.
콜라워크는 인구 744명의 작은 마을이다.
이곳 사람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지역 행정을 맡고,
소박한 상점에서 물건을 팔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식당 주방에서, 또 누군가는 목재를 다듬는 작업장에서 하루를 보낸다.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마을의 시간을 지켜낸다.
우리가 첫 발을 디딘 순간,
토템 기둥들이 줄지어 서서 우리를 맞았다.
기둥은 단순한 조각이 아니었다.
그건 전설이었고, 문이었고,
말보다 오래 남는 방식의 기록이었다.
까마귀가 빛을 훔쳐 세상에 가져왔다는 신화,
곰이 인간의 선조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바다 위 연어가
생명을 품고 돌아온다는 믿음.
우리는 그 기둥들 사이를 조용히 걸었다.
마치 오래된 언어를 발끝으로 다시 배우듯이.
그 바다는 오랜 시간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
수천 년 전, 둔기트(Tlingit) 사람들은 이곳에서 여름을 나며
연어를 잡고 저장했다.
그리고 1878년, 알래스카 최초의 연어 통조림 공장이
이곳 클리워크에 세워졌다.
연어는 이 마을의 심장처럼 뛰었고,
바다는 여전히 고요한 심장박동으로 사람들을 품고 있었다.
우리는 작은 수산 공장을 지나,
여전히 연어 냄새가 서린 부두를 걸었다.
연어 사육장에선 알을 품은 물소리,
그 너머엔 클리워크 호수가 숨 쉬고 있었다.
이곳의 아이들은 항구를 자전거로 돌고,
여자들은 그림을 걸고 햇살에 널을 말렸다.
모든 길은 바다로 향했고,
모든 이야기는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그날, 우리는 바다를, 사람을,
그리고 시간을 보았다.
클라워크는 오늘도
토템을 새기고, 연어를 맞이하고,
바다와 대화하며 살아가는 마을이었다.
오늘 우리는 마지막 동선지인 이 작은 섬
투어를 할 것이다
연어와 곰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