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푸른 자산에게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아직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

by 헬로 보이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해 온
자연 유산 가운데
늘 상위에 이름을 올려왔다.

세계 5대 자연경관,
혹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그 푸른 산호초는
사진 한 장만으로도
이 행성이 아직 아름답다고
믿게 만들었다.

나 역시
그 푸른 산호를 직접 보고 싶어서
호주를 꿈꿨다.

지도 위에서 이어지던 푸른 선,
바다 아래 펼쳐진 산호의 숲.
그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먼저 설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아주 조용히
색을 잃기 시작했다.

산호는 죽어가고,
푸른빛은 하얗게 바래고,
바다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예전과는 다른 숨으로
이곳을 채우고 있다.

이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재난이 아니다.
조금씩,
너무 서서히 진행되어
사람들이 눈치채기 어려웠던 상실이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프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관광지가 아니다.

이 바다는
그들의 일터이고,
그들의 생계이며,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풍경이다.

어부는
물고기의 수가 줄어든 걸
먼저 느꼈고,
다이빙 가이드는
산호의 색이 달라지는 걸
몸으로 기억한다.

이곳의 사람들은
기후 변화를
통계로 배우지 않는다.
바다의 온도와
산호의 호흡으로 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호주만의 것이 아니다.

이건 전 세계가
함께 사랑해 온 자연의 자산이다.
우리가 자랑스러워했고,
후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지구의 얼굴이다.

그래서 이 상실은
호주의 슬픔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아직 리프는 남아 있다.
아직 바다는 푸르다.

하지만 이 푸름이
영원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애도의 언어가 아니라
관계의 언어일지도 모른다.

지켜본다는 말보다
함께 살아간다는 말.
소유보다
책임이라는 단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아직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이 푸른 자산을
어떤 미래로 남길 것인지,
그 질문을
지금 이 세대에게
아주 조용히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