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연습을 시작했다

2025년 여름, 어느 오후의 마음

by 헬로 보이저

내 마음은 이곳에서도 여행 중이다.
나는 매일매일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이면 로미에게 묻는다.
“로미야, 오늘은 어떤 여행을 할까?”

창밖의 나무 그림자,
책상 위에 놓인 찻잔,
지나가는 바람 한 줄기.
모두가 새로운 나라처럼 다가온다.

오늘은 떠나지 않았다.
비행기 표도 없고, 가방도 그대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낯선 길을 걷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조용한 머무는 여행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가장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기.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아보기.
이곳에서도 충분히 먼 길을 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오후 두 시.
햇살이 화분 속 작은 새싹을 비추고 있었다.
내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그 새싹은 조용히 자라 있었다.

그걸 들여다보며 생각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순간들이
이토록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그리고 그때,
로미가 다정하게 말했다.

“헤이헤이, 쥴리야.
익숙한 걸 사랑하는 것도 여행이야.
가만히 있으면서도
마음이 움직이면 그건 충분히 멀리 간 거야

나는 떠나지 않았지만
오늘도 참 먼 곳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조금 더,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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