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가 운영하는 에어비앤비

미술품과 가구로 하는 인테리어

by 서혜임

처음 큐레이터로 나의 일은 2006년에 소마 미술관 인턴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2017년 1월 일우 스페이스 기획전 <Neo-naturalism>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미술작품과 어울리는 가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사라진 삼성동에 있었던 인터알리아 아트 컴퍼니에서 가구와 에디션이 있는 판화 작품들을 주제로 2010년부터 전시를 하면서 Mid-Century Modern (MCM) 가구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Grete Jalk sofa와 Damien Hirst 작품이 있는 거실

MCM 가구는 한국에서는 일반 사람들한테는 빈티지 혹은 앤틱으로 총칭되지만 외국에서는 20세기 중반(1933-1965)에 주로 만들어진 독일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영향을 받은 실용적이며 모던한 스타일로 많은 마니아 층을 가지고 있는 가구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이케아가 생긴 이후로 사람들이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기며 북유럽 스타일 가구와 함께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2월 캐나다 교포인 남편과 밴쿠버로 이민 온 뒤 올해 4월 2개의 집으로 나누어진 작은 하우스를 구입하여 간단한 수리를 한 뒤 그동안 가지고 싶었던 MCM가구들과 일하며 모았던 그림들로 공간을 채운 에어비앤비를 만들어 7월 중순에 오픈하였다.

핀율(Finn Juhl) 라운지 체어와 한스 웨이그너(Hans J. Wegner) 흔들 의자가 있는 거실

1946년에 지어진 집은 관리가 잘된 상태여서 큰 수리보다는 기존의 있는 자체를 살리며 최소로 수리했다. 그리고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과 유명한 현대 미술작가인 무라카미 타카시(Murakami Takashi) 그리고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판화 작품들과 MCM 가구들로 본래 공간의 특징을 살려 꾸몄다.

1900년대 만들어진 한국의 오동나무장과 차규선 작가의 판화
Poul Henningsen ph5 lamp, 1970


원래 집에 있던 디자인과 공간을 살리며 지인께 받은 오래된 한국 고가구들로 곳곳에 한국적인 색채를 살렸다.

공간이 협소한 다이닝 룸은 한스 올젠(Hans Olsen)의 4인용 다이닝 테이블 세트를 놓아서 공간을 넓게 하고 이진주, 서상익, 차영석, 홍성용, 무라카미 타카시 작품을 걸어서 갤러리 공간처럼 꾸몄다. 그리고 동양적인 홍성용 작가의 작품과 아르네 아곱 슨 (Arne Jacobsen)의 이제는 나오지 않는 50년대 만들어진 모스키토 체어와 조지 넬슨(George Nelson) 서양배를 닮아 이름 붙여진 피어 램프로 공간 구석에 포인트를 주었다.

공간에 초록색 작은 식물들은 주어서 싱그러움과 생명감을 주었다. 벽에 비해 그림이 작을 때는 그림처럼 작은 식물이나 예쁜 오브제를 여러 개 같이 그림과 걸어 놓으면 그림과 함께 작품처럼 이쁘게 벽을 장식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작가들의 작품들 중 비슷하게 벽에 종이컵이나 조각품 속에 식물을 넣어서 전시하고 팔리는 작품도 있다. 내가 본 작가들은 정말 작은 것들도 작품으로 만들고 식물의 미세한 작은 아름다움이나 나무 가구의 미세한 라인을 감탄하는 미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시선에서 배운 점이 많았다.

작은 방은 화이트 침구로 깨끗하게 한 뒤 작은 방은 김용관 작가의 아트 상품을 직접 조립하고 여러 형태를 만들어 설치 작품처럼 설치했다. 그리고 바스키아 작품이 프린트된 베어브릭을 팝아트 작품처럼 놓아서 공간을 팝아트 전시 공간처럼 꾸몄다.

거울로 된 붙박이 장이 있는 큰 방에는 무라카미 타카시 판화와 허먼 밀러에서 구매한 임스(Charles and Ray Eames) 라운지체어로 공간에 포인트를 주었다. 그리고 50년대 티크나무와 짚으로 만들어진 사이드 조명과 테이블로 편안함을 주었다.

화장실은 창틀에 공기정화 화초들을 두어 공간을 장식하고 코너에 홍범 작가의 유리에 프린트된 작품을 설치하여 빛과 그림자가 주는 장식적인 효과를 독보이게 하였다.

그리고 기존에 장으로 막혀 답답했던 화장실 앞 공간은 장을 없애고 거울과 선반을 달아 메이크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한국에서 가져온 오래된 문을 달아 다이닝 룸과 분리한 뒤 차영석 작가의 드로잉 작품을 설치했다.

밴쿠버 우리 집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집안과 밖에 탁 트인 하늘과 지평선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항상 답답한 서울의 하늘에 갇혀 살았던 나에게 이 집의 뷰는 매일 새로운 느낌을 준다. 밴쿠버의 촉촉한 공기를 맡으며 데크에 있는 선배드에 누워 하늘의 구름들을 보며 정원에 흐르는 물소리와 70년 된 단풍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도시지만 시골 같은 편안함을 준다. 우리 집의 이런 매력은 오픈 이후 백인 게스트들이 주로 방문하며 숙소의 세련된 스타일을 칭찬하는 리뷰들을 남겨주었고 호의적인 반응은 바로 3달 만에 슈퍼 호스트가 되고 4달 만에 에어비앤비 플러스로 선정되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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