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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혜임 Sep 30. 2019

Edition: The Expanded Genre

2010년 에디션: 확장된 장르 전시 서문

    《에디션: 확장된 장르는 인터알리아에서 진행하였던 지난 두 번의 에디션 전시 2007년 《Edition: The new Original》, 2008년《Edition work: 진화하는 장르》의 연장선에 있는 전시로서, 에디션 작품이 가진 독창성과 진화되어가는 특징을 뛰어넘어 사진, 조각 그리고 가구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는 에디션 장르의 특징을 포괄적으로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에디션(Edition)이라는 용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에디션=판화 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전적으로 에디션 장르 속에는 판화뿐만 아니라 한 점이 아닌 복수의 작품이 존재하는 조각과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 전시에는 에디션 작품들과 함께 디자인 가구들을 함께 전시하여 다양한 영역으로 점차 확장되어 가는 에디션 장르의 특징을 보여줄 것이다.  현대미술은 회화와 조각을 중심으로 했던 고전적인 미술(Art)이 아닌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는 시각적으로 감지하는 모든 것을 다 담아내는 포괄적인 시각예술(Visual Art)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미술의 개념의 확장과 함께 또 다른 현대미술의 특징은 미술의 대중화이다. 이런 현대미술의 특징이 가장 잘 반영된 장르가 바로 에디션 이라 할 수 있다. 앤디 워홀에 의해 대중화된 미술은 이제 희소성이 아닌 대중성으로 기반으로 많은 사람에게 소장됨으로써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과거의 한정된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미술 작가들은 사진, 조각, 설치, 가구 등 다양한 영역의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특징인 대중성과 다양한 장르를 포괄적으로 담아 내는 에디션은 이제 현대미술의 중요한 부분으로 점차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해외 미술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높은 거래량을 보이는 세계적인 유명 작가 데미안 허스트, 마이클 크렉 마틴, 줄리언 오피, 게리 흄 그리고 엘리자베스 멕길 등의 판화 작품들과 함께, 최근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 주목 받고 있는 김도균, 원성원의 사진과 잭슨홍의 조각, 그리고 독특한 감각의 디자인 가구를 제작하는 금람해, 장민승의 가구가 포함되어 판화 외에 사진, 조각 그리고 가구까지 다양한 국내외 에디션 작품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일상생활에 활용도가 높은 작품들을 통해 에디션 장르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어 가는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데미안 허스트 Damien Hirst [b.1965]

    데미안 허스트는 동시대에서 삶과 죽음에 관한 다양한 작업으로 새로운 미술의 한 장을 써나가고 있는 살아 있는 현대미술의 신화이다. 2008년 가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침체로 전세계 미술시장에서 미술품 가격이 하락하였으나 2010년 상반기 이후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여전히 미술시장에서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미술의 새로운 신화의 장을 계속 써가고 있는 데미안 허스트가 보여줄 새로운 미래가 기대된다. 

Psalm Print Series, Silkscreen print with diamond dust, 2010, 74ⅹ71.5㎝

Psalm Print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데미안 허스트의 <Psalm print>는 성경의 시편(Psalm)을 주제로 한 작업으로, 불교에 나오는 만다라(Mandala)와 중세 유럽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 형태를 다이아몬드 가루가 뿌려진 나비의 날개로 만든 아름다운 작품이다. 데미안 허스트는 우주의 이치와 원리를 담고 있는 만다라와 천상과 지상을 이어주는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Rose window)을 영혼을 상징하는 나비로 재현하고 성경의 시편의 구절들을 제목으로 하여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우주와 천상을 이 작품에 담아내었다. 

Minaret, Photogravure etching, 2009, 117ⅹ 115.5 ㎝

Minaret

나비를 이용해 만든 시리즈 중 하나로 <Psalm print> 시리즈와 달리 검은색을 좀 더 사용하여 나비의 날개와 전체적인 무늬가 유럽의 스테인드글라스 느낌이 좀 더 강한 작품이다. 강한 빛이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통해 은은하게 전달되는 느낌을 색채의 대조를 통해 잘 살린 작품으로 경건하면서도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For the Love of God, Silkscreen print with glazes and diamond dust, 2009, 32.5ⅹ24㎝

For the Love of God

데미안 허스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해골 조각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를 판화로 제작한 작품으로, 원작의 실제 다이아몬드 느낌을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낸 이미지 위에 다이아몬드 가루를 덧붙여 잘 살려내었다.  

TRYPTOPHAN, Woodcut, 2010, 92.8 ⅹ 121.7 ㎝

TRYPTOPHAN

알약을 모티브로 제작한 시리즈의 2010년 신작으로 목판(Woodcut) 기법을 사용하여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색채를 강조한 작품이다.


엘리자베스 맥길 Elizabeth Magill [b.1959]

    엘리자베스 맥길은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로 서정적이면서도 독특한 풍경을 그려 낭만주의 풍경화가인 독일의 카스파르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와 비교되는 작가이다. 프리드리히가 장중한 남성적인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면, 엘리자베스 맥길은 여성적이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워서 잊혀지지 않아 괴로운 가슴 시린 풍경들을 주로 그린다. “나는 있는 그대로가 아닌 나의 상상을 통해 그 장소에 있어야 하는 것들을 그린다. 나의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라기 보다는 내가 느끼고 해석하고 생각하는 세계에 대한 풍경을 제안하는 것에 가깝다.” 라는 작가의 말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풍경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느끼게 한다.

Venice series, Etching on 300 gsm Somerset White paper, 2009

Venice series

베니스 시리즈는 맥길이 느끼는 풍경에 대한 느낌과 회화적인 표현이 잘 살아 있는 작품들이다. 판화이지만 수채화의 느낌을 살려 물감을 덧칠하여 은은한 느낌을 잘 살렸다.

<산 미켈레 섬(St. Michele)>은 동이 트기 전 새벽의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푸르스름한 풍경을 서정적으로 재현한 작품이다. <산 마르코 광장(St. Mark Square)>은 노을이 진 뒤 어둑해지는 저녁이 시작되는 산 마르코 광장의 하늘 위로 비둘기들이 날아가는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독특한 구성과 색채로 잊혀지지 않는 풍경을 재현하였다. <곤돌라 기사(Gondelier)>는 산 마르코 광장에서 시작된 어둠이 베네치아의 바다로 이어지는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곤돌라를 젓는 사공의 외로움과 베네치아만의 독특한 풍경이 잘 담겨 있다. 


게리 흄 Gary Hume [b.1962]

    게리 흄은 yBa(young British artists) 출신으로 데미안 허스트 다음으로 주목 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작가이다. 그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01년 영국 로열 아카데미 회원에 추대 되며 명실상부한 영국 대표 작가로 인정받았다. 우리 일상 속에 파고든 다양한 대중 문화의 흔적들이 주는 시각적인 파편들을 화려한 광택 페인트와 알루미늄 시트를 이용해서 단순하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최근에 명품 브랜드 마르니(Marni)의 2010 F/W 콜렉션에 게리 흄과 협업한 옷들을 선 보일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The sister troop, Collaged screenprint on brushed aluminium card, 2009

The sister troop series

이 작품은 게리 흄 회화의 독특한 광택과 질감을 붓의 느낌이 살아 있는 알루미늄 시트 위에 스크린 프린트한 이미지들을 잘라 붙여서 잘 살려 내었다. 발레리나 소녀들의 아름답고 역동적인 몸짓을 단순화된 실루엣으로 표현한 게리 흄 특유의 묘사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줄리언 오피 Julian Opie [b.1958]

    줄리언 오피는 컴퓨터를 이용해서 만든 단순화 된 이미지와 LED/LCD 등을 기반으로 하는 독특한 영상작업으로 가장 현대적이며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작가이다. 최근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2009년 서울스퀘어의 대형 LED 캔버스에 그의 공공미술 작품인 <걷는 사람들(Walking people)>이 상영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The Gallery Staff 1-5

<갤러리 스태프>는 스페인의 발렌시아 현대미술관 (Instituto Valenciano de Arte Moderno) 전시에서 유리창에 설치하였던 작품(이미지 참조)들을 에디션으로 제작한 것이다. 이 작품은 영국 빅토리안 시대의 인물들의 초상화를 수집하여 이를 현대적으로 재창조 한 뒤, 실제 갤러리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포즈에 이를 덧붙여 제작한 작품이다. 검은색과 흰색의 모던한 선과 인물들의 개성 있는 재스쳐가 오피 특유의 특징이 잘 느껴진다. 독특하게 유리에 프린트 한 뒤 오피가 직접 액자 디자인까지 제작하여 정성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


알란 맥컬럼 Allan McCollum [b.1944]

    알란 맥컬럼은 미국 출신의 작가로 우리 나라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뉴욕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 도쿄 현대미술관 등 전 세계 80여 개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세계적인 작가이다. 30년간 사물의 대량생산의 의미에 대해 탐구한 그는 사물의 이미지를 개념화 시킨 뒤, 이를 대량 생산하여 예술에 대한 로맨틱한 상상을 파괴시키는 개념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Collection of 30 Drawings, Artist's pencil on museum board, 1988 - 1990, 219ⅹ 170 ㎝

Collection of 30 Drawings

이 작품은 반복적인 패턴을 재현한 작품 같아 보이지만 30개의 각기 다른 사물들의 모습을 미묘한 차이로 재현한 드로잉 작품이다. <30개의 드로잉 콜렉션>은 각기 다른 형태의 사물을 재현한 5개의 다른 변화된 에디션이 있다. 각각의 드로잉에 나타나는 작은 차이를 통해 작가는 몰개성의 대량생산 사회 속에 숨어 있는 사람들의 개성과 특징을 보여주고자 한다.


마이클 크렉 마틴 Michael Craig-Martin [b.1941]

    제 1세대 영국 개념 미술 작가인 마이클 크렉 마틴은 영국의 골드 스미스 대학교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수였으며 데미안 허스트를 비롯한 yBa작가들과 줄리안 오피의 스승으로 유명하다. 영국 현대미술에 대한 그의 공로는 영국여왕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2001년 대영제국 훈장인 CBE(Commander of the British Empire)를 수여 받기도 하였다. 초기 개념적인 작업을 하였던 마이클 크렉 마틴은 청록색, 노랑색, 빨강색 등 강렬한 색의 평면 위에 일상적인 사물들을 단순하면서도 선명한 색체로 배치하여 사물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팝적이며 미니멀한 작업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그는 유럽 전역에서 활발히 공공미술 작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 니스의 아파트, 룩셈부르크의 유럽투자은행 설치 작품,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IVAM(Ivam Centre del Carme) 그리고 런던 DLR(Docklands Light Railway)의 울위치아스날(Woolwich Arsenal) 역 등에 그의 대형 공공미술 작품이 설치되어 그의 인기를 보여준다.


Folio, Screenprints , 2004, 각 33 x 100 cm 12점

Folio

이 작품은 핸드폰, 신발, 탁자 등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사물들을 단순화된 선과 색으로 청록색, 노랑색, 보라색등 원색적이며 강렬한 색의 평면 위에 배치하여 마이클 크렉 마틴 특유의 팝적이며 단순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가의 의해 우연과 필연적으로 엮어진 사물들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Deconstructing Seurat (blue), Screenprints , 2004, 63 x 93.5 cm (each)
Deconstructing Seurat (turquoise green), Screenprints , 2004, 63 x 93.5 cm (each)

Deconstructing Seurat (blue)/ (turquoise green)

이 작품은 후기인상주의 작가인 조르주 쇠라(Georges Pierre Seurat)의 작품 <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Une Baignade, Asnières), 1883-1884>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작의 인물과 배경을 각각 따로 분할하여 각각 푸른색과 청록색을 기본으로 색채를 재해석하여 작업한 작품들로, 마이클 크렉 마틴의 원색적이며 화려한 색채와 단순한 묘사는 그가 가진 색채에 대한 개념을 엿 볼 수 있게 한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Maurizio Cattelan [b.1960]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운석을 맞고 쓰러진 교황 조각, 미술관 벽을 뚫고 걸려있는 말 조각, 벽면에 매달린 사람 조각 등 독특하고 충격적인 작업을 통해 미술계의 악동으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린 이탈리아 출신의 설치작가이다. 그는 특별히 미술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사람들의 상상력을 깨는 독특한 작업으로 휘트니 비엔날레, 베니스 비엔날레, 테이트 모던, 구겐하임 미술관 등 전세계 유명 비엔날레와 미술관 전시에서 빠지지 않는 인기작가이다. 그의 명성 및 작품성은 시장에도 반영되어 2008년 가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침체로 잠시 거래가 주춤하다가 최근 경기 침체 이전보다 높게 상승하며 명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에도 그의 작품이 출품되어 전시된 바 있다.

The wrong Gallery, Mixed Media , 2005, 45.72ⅹ 27.94ⅹ 5.87㎝, Ed 1000

The Wrong Gallery

이 작품은 2010년 광주 비엔날레 총감독인 마시밀리아노 지오니(Massimiliano Gioni) 및 큐레이터 알리 슈보트닉(Ali Subotnick)과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2002년 뉴욕에서 함께 진행하였던 전시를 축소하여 만든 작품이다. 이들은 뉴욕 첼시의 갤러리 입구에 <The Wrong Gallery>라고 적고 갤러리 문을 닫아 놓은 채 작가도 작품도 없는 빈 공간과 개념을 전시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었다. 전시했던 갤러리와 문은 그대로 2005년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전시되기도 하였다.
 

 


로버트 인디애나 Robert Indiana [b. 1928]

    로버트 인디애나는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로 문자와 상업디자인을 이용한 간결하면서도 상징적인 그래픽디자인 방식의 작품들을 제작한다. 그의 대표작인 <LOVE> 조각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설치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단어나 숫자를 이용하여 디자인적으로 만든 그의 작품들은 상업디자인이 지배하는 현대문화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미국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담아 내었다. 2008년 미국 대선 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의 선거 캠프의 의뢰로 <HOPE> 조각을 제작하여 오바마 대통령의 상징으로 사용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Roman Number Series

숫자(0~9)까지를 이용하여 만든 판화작품으로, 단순하고 명료한 숫자 조각과 함께 인디애나 특유의 디자인적이며 원색적인 색채가 돋보인다. 숫자를 이용한 조각과 함께 인디애나의 인기 있는 시리즈 작품 중 하나이다. 

 

김도균 KDK [b. 1973]

    김도균은 공간을 모티브로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사진작업으로 독일과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완벽히 이해하고 다리 역할을 하는 2세대 사진 작가이다.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김도균은 뒤셀도르프 학파의 신 즉물주의에 근간을 두면서도 과감한 구도와 스펙터클한 공간감의 표현을 통해 일루전이 살아 있는 회화적인 공간을 사진에 담아내는 작업을 한다. 

SF Series, C-print Mounted on plexiglas wooden framed, 2005, 60 x 75 cm

<SF> 시리즈

SF 시리즈는 제목이 지시하는 바와 같이 잘 만들어진 SF영화에서 보여질 법한 느낌의 공간을 실재 존재하는 공간을 촬영하여 만들어 낸 작품들이다. 현대적이며 모던한 건물들이 보여주는 화려하며 인공적인 느낌들은 작가에 의해 실재로 존재하지 않은 것 같은 공간으로 바뀌었다. 건축물의 부분확대나 과감한 절단과 같은 방식을 통해서 새로운 판타지의 느낌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대해 고민하도록 만든다.

W Series, C-print Mounted on plexiglas wooden framed, 2008, 90ⅹ70㎝

<W>시리즈

이 작품들은 건물의 내부이자 완벽한 화이트 큐브인 갤러리 전시장을 촬영한 시리즈로, 특히 구석(모서리)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시선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문득 아침에 자고 일어난 후 벽을 바라봤을 때 모서리가 돌출된 것인지 아니면 움푹 파인 것인지 혼동되는 이질적 공간감을 경험했다. 이를 토대로 작가는 면과 면, 선과 선이 만나는 지점, 즉 꼭지점이 생기는 부분을 포착해 일루전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일루전의 효과는 빛에 의한 음영의 변화로 극대화되며 드로잉 같은 회화적인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낸 작품이 되었다.  

 

잭슨홍 [b.1971]

    잭슨홍은 디자이너 출신의 작가로 현대산업 사회의 다양한 생산물들을 그만의 독특한 조형적 언어로 디자인한 개념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의자, 야구방망이 등 일상적인 제품들을 기이하게 뒤틀며 사용불가능한 디자인 오브제를 제작하여 현대 디자인이 유발하는 소비사회의 환상을 폭로함과 동시에 실험적 작업들을 통해 디자인과 미술의 경계를 해체하면서 현대 소비사회의 불안과 폐해에 대해 사람들에게 느끼게 해준다. 

좌)Common Sense(상식) In case of emergency Series, mixed media, 2008, 64x85x8cm


<IN CASE OF EMERGENCY> 시리즈

야구 배트와 도끼, 숟가락부터 환자용 변기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질서를 파악하기 힘든 사물들이 상품을 진열하는 쇼케이스에 곱게 담겨 있다. 그리고 쇼케이스 유리에는 “유사시 유리를 깨고 사용하시오 (BREAK GLASS IN CASE OF EMERGENCY)”라는 지시문이 적혀있다. 언제가 유사시인지, 이 사물들을 유사시에 어떻게 하라는지 작가는 말해주지 않으나 자기 방어적인 무기를 빙자한 독특한 사물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미와 호기심을 느끼게 해준다.


원성원 [b.1972]


    원성원은 사람들의 소원과 지나간 과거의 추억들을 조각적 사진으로 재현해주는 마술 같은 작업을 하는 작가이다. 디지털이라는 편안한 방법을 두고 작가는 직접 사진기를 들고 전국을 다니며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들을 직접 담아낸 뒤 이를 오려 붙어 조각적으로 풍경을 재현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성원의 작품에는 그녀와 그녀의 아는 지인들의 소원 및 추억이 담겨 현재 우리 주변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삶의 부분을 반영하는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1978년 일곱살 추억 시리즈 , C -print, 2010, 86x120 cm

1978 일곱살 시리즈

어렸을 때 어느 날 문뜩 낮잠을 자다 깼을 때 엄마가 없는 공포를 느껴 본적이 있는가? 이 시리즈는 그 불안에서 출발한다. 엄마가 없어진 것을 알아낸 아이는 엄마의 부재로 엉망이 된 부엌을 보고(카오스의 부엌) 엄마를 찾으러 가기 위해 돼지저금통을 뜯으며(돼지저금통의 도움) 자신의 소중한 짐들을 챙겨서 엄마를 찾으러 간다(가벼운 가출). 그리고 엄마를 찾으러 가면서 엄마가 살았다던 바다를 만나고(엄마의 고향바다) 엄마가 오지 않는 것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며 자신의 오줌싸개 이불을 빨며(오줌싸개의 빨래) 엄마를 기다린다. 이러한 일곱살 아이의 추억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누구든 한번쯤 겪어 보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고, 또 아이의 여행기의 풍경들일 낯설지 않은 우리 주변의 일상과 풍경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금람해 Ramei Keum [b.1981]

    금람해 작가는 독특한 디자인에 실용성을 가미한 가구와 생활용품으로 국내외서 주목 받는 젊은 디자이너이다. 2005년 케이텍(K-TEC) 마우스 디자인 공모전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컨셉부문 수상, 2009년 Korea Good Design(GD MARK)에서 자동식 소화기 디자인으로 상을 받는 등, 굵직굵직한 수상경력은 그가 가진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 생활과 동떨어진 디자인이 아니 우리주변의 일상적인 혹은 전통적인 것들을 모티브로 하여 개성 있는 디자인에 실용성까지 가미한 그의 작품들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Gorge

이 작품은 계곡의 협곡(Gorge)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커피 테이블이다. Gorge의 접혀진 V형상의 형태는 그 자체로 상판을 지지하는 구조적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잡지나 책 등을 수납 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다 커피테이블이라기 보다는 디자인을 더한 조각의 모습에 가까운 <Gorge>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아 현재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가구 샵에 입점해 주문제작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팔작지붕 (Paljakjibung) 

전통 가옥인 한옥의 지붕(팔작지붕)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커피 테이블로 금람해 작가의 이름을 국내외로 알린 대표적인 작품이다. 전통적인 팔작지붕의 형태를 상/하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분할하여 디자인하였으며, 단의 차이만큼 공간의 쓰임을 확장하고 사용에 따른 구분적 활용을 가능하게 한 작품이다.

 

Lean / 2008

벽에 선반이 기대고, 선반에 책이 기댄다. <Lean>은 기대는 것을 포인트로 하는 책 선반으로, 기능 및 공간에 충실하여 선반의 파티션이 쉽게 분리 및 설치되어 사용자가 용도에 맞게 변경할 수 있으며 못을 이용하여 고정하지 않아도 되어 설치의 번거로움을 없앤 작품이다. 벽면에 기대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책꽂이로 심플한 디자인과 함께 각 공간을 책의 크기에 맞게 책 꽂이 크기를 조정할 수 있게 하였다

48 / 2007

총 48개의 옷걸이를 이용하여 만든 조명으로, 일상생활의 소품이 얼마나 멋진 디자인 제품으로 만들어 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장민승 [b. 1978]

    장민승 작가는 가구 디자이너, 영화음악 프로듀싱, 공연기획, 사진 및 회화 작업까지, 매우 다양한 영역에 결쳐 다채로운 끼를 발산하는 멀티 아티스트이다. 한 분야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에게 현대작가라는 수식어가 가장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출품되는 T1 시리즈는 장민승을 가구 디자이너로 가장 유명하게 만든 작품들이자 그가 가진 예술에 대한 집착과 노력이 보여지는 대표작이다.

 

T1 시리즈

T1 시리즈는 단순하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100% 작가의 수공예적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가구들이다. 교각, 철골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철판을 접어 만든 다리에 원목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상판을 얻고 직접 제작한 100개에 가까운 부속품으로 만들어진 T1 시리즈는 장인정신이 듬뿍 담겨 있다. 나무와 금속이라는 기본적인 재료를 오직 자르고 접는 방법을 이용해 만든 기본에 충실한 이 테이블은 깔끔한 색채와 함께 단순하면서도 끌리는 디자인으로 어느 장소에 놓여도 그 공간를 예술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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