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치유하기 위해서.
지켜내기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되찾기 위해서.
내 청춘을 온전히 바쳐 사랑했던 사람, 내 인생의 반쪽이라 믿었던 남편은 결국 나를 배신했다. 믿음이 무너지고, 마음이 찢기는 고통 속에서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되었다. 이 미움조차도 고통이기에 마음이 저린다. 너무나도 깊이 사랑했던 만큼, 지금은 그 사람을 너무너무 미워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한 시간들 속에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순간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가 함께 웃고 울었던 날들, 함께 미래를 그리며 살아냈던 시간들이 더럽혀지는 것이 싫다.
나는 내 소중한 기억들이 그의 잘못으로 인해 모두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추억 속에 담긴 내 모습을 되새기며, 조심스레 나를 돌아보고 싶다. 싫든 좋든 나를 되돌아보기 위해서는 남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스무 살 초반에 만나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그는 내 인생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함께한 사람이다.
그는 내게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지울 수 없는 영향력을 끼쳤던 사람이다.
나는 이 아픔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한다.
주저앉아 울고, 자책하고, 원망하고, 슬퍼하는 부정적인 감정들 속에 나를 가두고 싶지 않다.
이 시간을 온전히 지나고 난 뒤, 나는 더 단단해지고 더 나은 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쓸 것이다.
나의 마음을, 그리고 나의 상처를.
치유의 글쓰기를 통해 나는 내 안의 나를 다시 만나고, 다시 일어나 밝은 나를 되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