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지 않아

하지만, 그 사람은 변하길 바라

by 리안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그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난 눈물로 스크린을 채웠다.

나도 저런 노부부가 되고 싶다고, 사랑도, 존경도, 믿음도 잃지 않는 그런 사람과 늙어가고 싶다고.


나는 이상순과 이효리 같은 부부가 되고 싶었다. 서로를 자연스럽게 아끼고, 웃고, 솔직하게 말하며 살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내 남편에게 온 마음을 다 주었고, 그 마음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누가 뭐래도 내 눈엔 멋지고, 때론 귀엽고, 존경스러웠다.

그가 내 손을 잡아줄 때면, 이 사람이라면 나를 지켜줄 수 있겠구나 믿었다.


하지만... 그 강을 건너기 전에, 그는 먼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았다.

내 꿈은 그렇게 무너졌다. 사랑받고 존경할 수 있던 사람은, 내가 모르는 얼굴로 나를 배신했다.




내게도 첫사랑이 있었다.

미성숙하고 어렸던 나는 내 손으로 그 소중한 인연을 내쳤다.

그리고 한참을 방황했다.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기엔 너무 미안할 만큼 그에게 가혹했던 내가, 어느새 후회와 미련 속에서 길을 잃고 있었다.


그렇게 아프고 휘청거리던 시절, 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친구와 무작정 떠난 기차 여행, 그리고 바닷가.

그는 나에게 다가와 내가 좋아하던 바로 그 '미소'를 지었고,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5년쯤 만났을까, 나는 남편의 잦은 거짓말과 실망스러운 행동들에 지쳐 이별을 고했다.

그때 그는 한겨울 앙상한 나무처럼 마른 모습으로 내 앞에 서서 울먹이며 말했다.


“정말 잘할게. 앞으로 변할 거야. 정말 노력할게.”


나는 믿었다.

사람은 변한다고, 사랑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그래서 돌아왔다.

다른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뒤로하고, 나는 남편을 다시 선택했다.

그때 그 사람이 내 행복을 빌며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귓가에 맴돈다.


사람은 변하지 않아. 하지만, 그 사람은 변하길 바라.



이제는 그 말이 내 가슴 깊이 와닿는다.


남편은 변한 척, 잠시 나를 안심시켰을 뿐이었다.

그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나는 스스로를 속였던 거다.

그를 믿고 싶었던 내 마음이, 나를 배신했다.



바보 같았던 나.

지금은 외도를 한 남편 나를 의부증으로 몰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