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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경은 Oct 27. 2021

지금 살아온 대로 살아도 된다

여덟 단어-박웅현-

2020년 한 해 동안 난 많은 경험을 했다.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한 시도를 해본 시간들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각종 온라인 수업이 성행했다. 나 또한 이 흐름을 타고 여러 가지 배움을 시도했다. 블로그를 시작으로 해서 유튜브, 네이버 오디오 클립, 전자책 발행, 브런치 작가까지  했다. 그야말로 내 눈앞에 노매드의 삶이 펼쳐질 거라 상상하며 열심히 살아갔다. 이렇게 쌓아놓은 결과물로 난 뭘 더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 지인의 추천으로 브랜딩 교육을 받게 되었다. 브랜딩 교육은 내가 그동안 해 온 결과물을 통해서 향후 어떤 활동을 해나갈지 방향을 정하는 거였다. 별 무리 없이 브랜딩 교육을 마쳤다. 이제 나는 앞으로 질주하는 일만 남았었다. 그런데 웬일인가? 막상 브랜딩 해온 콘셉트로 일을 하려니 자신이 없어졌다. 잘 안될 거라는 생각에 몇 번 시도를 해보고 포기했다. 그러다 보니 마치 이건 나에게 맞지 않느 것이라 여겨졌다. 

과거에도 난 이런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었다. 뭔가를 배웠지만 막상 일로 연결하는 것은 자신이 없어서 지레 포기했다. 난 그저 성실한 ROOMPEN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에서 해왔던 대부분의 행동이 멈춰버렸다. 블로그도 하지 않았다. 유튜브 영상 찍는 것도 귀찮아졌다. 오직 내가 하는 활동은 브런치에 글을 일주일에 한 편정도 쓰는 것이었다. 글을 쓰기 위해 독서도 계속하긴 했다. 모든 걸 멈춰버릴 정도로 열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왜 그리 남들이 하는 행보는 잘 보이는 건지. 나 말 다른 사람들은 잘 나가는 것 같았다. 차근차근 자기 일일 해나가고 있었다. 멈춘 내 모습과 질주하는 사람들을 비교만 하였다. 남들은 내 모습에 신경조차 쓰지 않는데 나는 계속해서 남을 구경해댔다. 그야말로 쓸데없는 감정소비가 이어졌다.

시간이 계속 흐르다 보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너 뭐하고 싶니?' ,  ' 뭘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댔다. 그런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뭔지는 알겠는데 그 길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이 아닌 듯했다. 그저 내가 할 일은 그동안 지켜오던 하루 루틴만 지켜나가는 것이었다.



내 삶의 변화가 일어난 건 아니지만 난 내 몫을 꾸준히 할 뿐이었다. 내 안의 목소리를 듣고자 질문을 해대다 보니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답을 찾게 되었다. 정답인지 모르지만 그저 내 마음을 이끌어낸 구절을 만났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뭔가가 불안하면 5년 후 모습을 상상해보자
여덟 단어 본질 편 -박웅현-

이걸 할까 저걸 할까 망설일 때 이 질문을 던져보았다. 

'지금 이 것을 5년 동안 계속하면 과연 나에게 행복할까?'

' 혹은 5년 후에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이런 질문을 해보니 지금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이 명확해졌다. 난 돈이라는 기준으로 내 꿈을 그려보려 했다. 그러니 답이 보이질 않았다. 당장 돈이 될까?라는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면 지금 하는 나의 루틴은 아무런 쓸모가 없어 보이는 일 투성이었다.


매일 영어 원서를 읽고 브런치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해금이라는 악기를 사랑하는 것들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 배우고 싶은 수많은 것들. 그렇다 나는 취미 부자이다. 배우기를 좋아하여 마음에 새롭게 배우고 싶으면 바로 실행하고 오랜 기간 해오고 있다. 출중한 실력을 자랑할 만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일 열심히 살고 있다. 이것이 나의 본질이다. 새롭게 맞이하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하루를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 애썼다. 누가 보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나 이 만큼 살아갈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내 성실함을 주위에서 보면 자극이 되어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고 하였다. 또는 내가 뭔가 시작하면 같이 하는데 힘이 된다고 하였다. 나의 소박한 하루의 삶이 그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줄 수 있다면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다.


내가 지닌 본질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랑스럽게 여기자. 지금까지 이뤄낸 삶의 루틴이 나의 노년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는 나를 사랑하니깐 내가 이뤄낸 지금까지 성과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금 산 것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살라고 응원하고 싶다.


지금 내가 발견한 본질을 자랑스럽게 추구하고 이로 인해 다른 방향성을 돌아보지 않겠다. 빠르게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혹은 빠르게 남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그 어떤 방법에 눈길을 주지 않겠다. 흐려진 본질로 인해 방황하지 않겠다. 


지금 하던 대로 쭉 살아 괜찮아! 지금까지도 잘했고 앞으로도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는 밑거름을 잘 뿌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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