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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경은 Jul 14. 2021

[필사 노트] 종교를 바라보는 나의 자세



일 국가 알 종교의 원칙은 종교적 대립을 이유로 한
여러 국가 간 전쟁의 유발 요인이 되었으며,
군주가 선택한 조교와 다른 종교를 믿는 국민들에 대한
잔혹한 종교 박해의 근거가 되었다.
일부 국민들은 신아의 자유를 찾아서 고향을 떠나야 했다.
유럽적 보편성은 산산조각 났고,
개인들은 고독한 직면에 직면했다.

시대를 훔친 미술






나는 남편을 처음 만나고 얼마 후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시댁 식구들이 모두 모태신앙으로 오랫동안 기독교 신앙 속에 살아왔다. 남편은 시어머니에게 만남을 허락받기 위해서 신앙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래서 나에게 권했다. 난 별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 주일 아침이면 교회에 함께 갔다.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하는 생활을 20년 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난 고민이었다. 기독교 신앙의 뿌리 깊게 박힌 이론들이 전혀 마음에 와닿질 않았다. 천국에 가고 싶다거나 예수님이 부활하셨고 조물주라는 것들이 나에게 멀게만 느껴진다. 열심히 믿어보려고 성경공부도 하고 구역예배도 참석했다. 새벽예배도 다녔다. 그런데 20여 년이 흐른 지금 이 시점 나의 신앙은 어떤 수준일까? 수준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지만 일단 써보기로 하자. 현재도 매주 예배를 빠뜨리지 않고 드린다. 이미 마음속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요일 아침 일정 중 하나이다. 주중에 구역 식구들과 구역예배도 드리고 구역 식구들과 친하게 지낸다. 주일이면 성가대에서 찬양대 활동도 한다. 헌금도 웬만하면 꼬박꼬박 내려고 애쓴다. 아직은 부활절이나 특별한 기독교 절기에 맞추어 정성스러운 헌금을 준비하진 않는다. 예배에 임하는 마음이 그다지 진지하지도 않다.




믿어보려고 애써봤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진 않는다. 그러나 나는 신앙과 관련된 루틴을 지켜나가고 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신앙심은 깊어지지도 않은 것 같다. 다른 사람 앞에서 신앙적인 이야기를 편하게 해 본 적도 없다. 가끔 주위에서 내가 교회 다닌다고 하면 믿지를 않는다. 그만큼 평소 행동이나 말에서 기독교적인 분위기를 풍긴 적도 없다.




난 오히려 기독교나 다른 종교에 대해 비판적이다. 특히 대형교회가 싫다. 대형교회를 구축한 것이 하느님에 대한 충성이나 되는 양 떠들어대는 것도 혐오스럽다. 큰 교회에 다니고 그곳에서 권사니 장로니 무슨 직분을 맡았느니 하는 말들은 우스꽝스럽니다. 내 이웃을 사랑하라는 좋은 말씀이 이런 외형적 화려함에 완전히 파묻혀버린 듯하다. 선거철이 되면 대형교회를 돌면서 정치후보들이 인사를 다닌다. 어쩔 수 없이 청을 들어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구역질이 날 듯하다. 교회라는 공간이 왜 그리 사용되어야 할까? 권력가나 정치가와 알고 지내는 걸 자랑삼아 말씀하시는 종교인들을 보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그들이 처음에 종교에 몸담고 시작했을 때 이런 꿈을 꾼 걸까?




중세 시대에는 종교인들이 국가 권력의 최고봉이었다. 종교와 정치가 분리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권력은 막강했다. 이권다툼을 위해 전쟁까지 불살랐다. 유일신을 앞세워 종교적 승리를 위한 전쟁의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다 진정한 전쟁의 목적은 탐욕만이 가득했다. 경제적 이득을 얻고 복종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현대는 종교 자리가 그때만큼은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탐욕을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있는 자들은 언제든 결탁할 준비가 되어있다. 그 구조에 종교가 포함되어 있다는 게 안타깝다.




신앙심이 깊지도 않고 성경에 나오는 구절들을 믿기 어려운 나이다. 이성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해할 수 없는 말들 투성이다. 그러나 몇천 년을 거쳐서 기록화되어있는 성경 책은 놀라울  따름이다. 누군가의 훌륭한 말을 기억했다가 문서화시켰기 때문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거다. 기록으로 남긴 것을 다 믿을 수 없지만 그렇지만 모든 것이 지어낼 수도 없는 것이다. 이 근거 하나만 해도 기독교라는 종교가 거짓은 아닌 거다. 나는 내 기준으로 신앙을 지켜갈 거다. 계속 의심하고 성경 책을 보겠지만 말씀 속에 깊은 뜻을 알아가고 싶다. 성경 책이 나쁜 것은 아닌 거다. 말씀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이 자기들 맘대로 해석하고 인간적 욕심과 나약함이 포함되어 변질된 것뿐이다.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신앙이 아니라 내가 나한테 솔직하고 정직한 신앙심을 키워나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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