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경은 Feb 05. 2022

관점의 전환

오랫동안 내 가슴을 뜨겁게 할 수 있는 내 일

근래 들어서 나의 가족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 주말에 가끔 카페에 들러 독서를 하는 거다. 시간 날 때면 가족끼리 차 마시러 카페에 자주 들르곤 했다. 예전에는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노닥거리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나름 가족끼리 암묵적인 약속은 있었다. 가족끼리 있을 때 핸드폰을 보질 않는 거다. 따로 당부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아이들도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 그 외에 카페에서 지내는 모습은 별다를 건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책 한 권씩을 들고 밖에 나가곤 한다. 한 시간 이상 있으면서 최소한 30분이라도 가족 모두 책장을 넘기다 오곤 한다. 우리 가족은 그동안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다. 아이들도 책과 거리가 멀었다. 아직은 카페에 있는 동안 독서에 몰두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라도 조금씩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 내가 펼쳐 든 책은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이다.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했다. 도시라는 공간에 대한 작가의 지식과 실용적 , 철학적 관점 등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나도 도시라는 공간에 살고 있지만 이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인 없다. 그저 주소지를 적을 경우에는 내가 어디 사는지 도시 이름을 떠올리곤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사는 공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내 몸을 누이고 지내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도 한다. 

집은 가족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게 나에게 가장 큰 의미이다. 가장 중요하게 추구하는 바는 편안함이다. 어떤 상황이 되어도 반겨줄 가족이 있어서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곳이다. 남들이 많이 하는 재테크 하는 수단이 아니다. 머무는 곳이다. 아무 옷이나 입고 굳이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미지 않아도 편안히 널브러질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질서가 필요하다. 가족끼리 지켜야 할 짜인 질서를 유지할 때 공간의 역할이 유지된다. 건강을 유지하고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식사가 가능해야 한다. 매일 같이 이뤄지는 잠자리를 위해 아침마다 이불과 베개를 잘 장돈 되어 있어야 한다. 아침에 나가고 저녁이 되어 집에 들어오는 가족에게 인사를 나누는 거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다. 인식하지 못하지만 서로가 유지하기 때문에 집이라는 공간이 우리가 원하는 바대로 있는 거다.








공원으로 생각을 시작하면 잔디밭이나 광장 그리고 여러 시설을 먼저 상정하고 나무는 부수족이 되지만, 숲으로 시작하면 모든 생각이 나무에 집중되고 숲이 어떻게 자랄지, 물을 어떻게 배치할지, 어떤 생태계가 될지, 숲 사이사이에 무엇을 놓아야 숲의 삶을 방해하지 않을지 궁리하게 된다.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도시 공간을 조성하는데 공원 관점이냐 숲 관점이냐에 따라 조성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공원이란 곳은 사람이 쉬는 곳이란 게 첫 번째 중요한 것 같다. 즉 사람이 중심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축물과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주위 환경을 변경하거나 훼손할 수도 있다.

하나 숲을 조성한다고 어떤가? 자연 그대로 모습을 유지하면서 잠시 사람들이 들르는 곳이 된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작아지며 겸손해진다. 수백 년간 그 자리에 있었던 곳에 조심스레 발을 들여놓으면서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조차 한다. 

공원에 가면 쉽게 떠들지만 휴양림에 가면 경관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거닐곤 한다. 그 자리에 있는 그 무언가를 존중해줄 줄 알게 된다. 본질을 헤치지 않으려 하는 거다. 그래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거다. 인공적으로 만드는 공원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기존 것을 보수하고 가꾸는 게 오래가는 거다.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내 삶을 돌아본다. 난 지금 새로운 것을 해보려 궁리 중이다. 인생의 목표에 한 줄을 채우려고 고민을 한다. ' 난 무엇을 하고 싶은가' , ' 내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칸을 채우고 싶어서 열심히 성실히 살고 있지만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내가 오래 유지하고 자신감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내 일을 찾고 싶다.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경제적 자유만이 최고로 내세우는 게 아니라 가치를 지닌 일을 하고 싶다. 내가 억지고 꿰맞추어 일을 꾸미기보다 내가 진정으로 가슴 뜨거워지는 무엇을 시작하고 싶다. 그리고 오래 유지하고 싶다.

무슨 일을 할지를 고민하기보다는 내 가슴을 뜨겁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꿈 나의 인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