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쫒는 아이들

칭다오 여행 중

by Julius



신호등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넌다. 칭다오의 와인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골목길을 두 번 정도 돌아 들어가니 정체불명의 소란스러움이 귀를 탁 치고 들어온다. 홀린 듯 소리의 근원지로 발음 옮기니, 그곳에 있는 것은 작은 마당 같은 공간. 30초면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을듯한 장소에 모여있는 30명이 이상의 아이들.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가 하여 들여다보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놀이 기구도, 장난감도 없는 그냥 바닥. 그 한 뼘의 장소에 아이들이 와글와글 모여있을 뿐이다. 아이들은 사방을 뛰어다니거나 대화를 나눈다. 친구와 놀이를 하거나 이따금 춤을 추기도 한다. 떨어지는 눈송이를 붙잡고 해맑게 웃는 얼굴들. 눈송이를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즐거워 보인다.

KakaoTalk_20260402_153837624_01.jpg 칭다오의 전경

너무 오래 서있으면 수상한 사람으로 보여 곤욕을 치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옮긴다. 길을 가는 동안 어째서인지 그 모습들이 계속 떠오른다. 마침내 박물관에 도착하니, 눈에 보이는 것은 휴관 안내문. 평소였다면 내심 짜증이 날 수도 있겠으나, 이번만큼은 신기할 만큼 차분하다. 오늘 보아야 할 것을 이미 다 본듯한 기분이 들었던 까닭이다. 나는 잠시간 그곳에 서 있다가, 종종걸음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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