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여행 중
신호등에 맞춰 횡단보도를 건넌다. 칭다오의 와인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 골목길을 두 번 정도 돌아 들어가니 정체불명의 소란스러움이 귀를 탁 치고 들어온다. 홀린 듯 소리의 근원지로 발음 옮기니, 그곳에 있는 것은 작은 마당 같은 공간. 30초면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을듯한 장소에 모여있는 30명이 이상의 아이들.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가 하여 들여다보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놀이 기구도, 장난감도 없는 그냥 바닥. 그 한 뼘의 장소에 아이들이 와글와글 모여있을 뿐이다. 아이들은 사방을 뛰어다니거나 대화를 나눈다. 친구와 놀이를 하거나 이따금 춤을 추기도 한다. 떨어지는 눈송이를 붙잡고 해맑게 웃는 얼굴들. 눈송이를 쫓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즐거워 보인다.
너무 오래 서있으면 수상한 사람으로 보여 곤욕을 치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옮긴다. 길을 가는 동안 어째서인지 그 모습들이 계속 떠오른다. 마침내 박물관에 도착하니, 눈에 보이는 것은 휴관 안내문. 평소였다면 내심 짜증이 날 수도 있겠으나, 이번만큼은 신기할 만큼 차분하다. 오늘 보아야 할 것을 이미 다 본듯한 기분이 들었던 까닭이다. 나는 잠시간 그곳에 서 있다가, 종종걸음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