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뛰며 '세상의 이런일이' 프로그램을 보았다. 춤을 사랑하는 초등학생 8살 소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기회가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자신의 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자신감이 멋있어보였다.
마지막에 "저는 안무가가 되기로 독하게 마음먹었어요." 라고 해맑게 웃으며 꼭 하고 말겠다는 다짐이 내심 부럽기까지 했다. (물론 앞으로 많은 가능성과 변화가 있겠지만) 일찍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다는게.
작년에 내가 가장 크게 했던 고민은 직장을 계속 다녀야하는가, 나의 직업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였다. 물론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러다 완전히 새로운 직업에 대해 도전해보고자 연말부터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 수업을 듣고 있다.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을 따고 바로 현장에 뛰어들 수 있게 당장 퇴사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회사 다니면서 준비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다 해보고 퇴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여러모로 아직 부족한 상태에서 무작정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기가 두려웠고 불안정한 경제적인 부분(월급)도 걱정이었다. 반면에 회사다니면서 하는 일은 정말 더 이상 하기 싫은 지경까지 가서 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괴롭기만 했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으려는 욕심 때문일까 이건 이래서 아쉽고, 이건 이래서 하기 싫다는 이유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채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쉽게 흔들렸다. 어떤 이유든 최종 결정, 고민의 답은 나의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가는 방법밖엔 없다.
고민은 너무 많고, 성격은 급해 빨리빨리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려다보니 항상 놓치는 것도 많고 후회도 많았다. 좀 더 고민해볼걸, 기다려볼걸, 하지말걸 후회를 달고 살았다. 고민은 깊어지고 고민에 고민을 더해 걱정까지 떠안게 되었다.
마음이 불안하면 고민의 시간은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든다. 답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 『고민의 답』, 글배우
지나친 고민과 걱정은 몸과 마음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계속되는 고민 속에 내가 내릴 수 있는 답은 무엇일까라는 마음으로 글배우 작가의 『고민의 답』을 읽게 되었다.
고민은 항상 걱정거리를 데리고 다닌다. 많은 선택지 중에 나에게 최선인 결정을 하되 지나친 고민은 줄이고 걱정하지 않고 답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을 읽으면서 내가 떠올린 고민의 답 키워드는 나, 중심, 감정, 회복, 기준 이었다. 생각과 고민은 나로부터 시작되었을테니 답을 내릴 때도 나를 중심으로 두어야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도움을 받을 순 있겠지만 선택의 기준이 될 수는 없으니 나의 생각과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 결정을 해야되는 고민이라면 감정이 선택을 앞질러 가지 않게 불안감을 잡을 수 있는 감정을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나를 가장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탄탄한 자존감과 선택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고민의 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니 고민이 생겼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만 물어보고서 결정을 할 때가 많았다. 나의 생각도 물론 영향을 끼쳤지만 내가 먼저 나의 고민을 깊게 해보지 않았다. 나는 왜 이 고민을 하게 되었고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제대로 정의하지 않은채 무턱대고 답을 바라기만 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전전긍긍하며 이것도 포기하기 싫고, 저것도 아쉬운 마음에 어느 것 하나 내려놓지 않고 무기력하게 고민의 시간만 보냈다.
판단을 하기 전 항상 정확한 기준을 정합니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선택지는 없습니다. 『고민의 답』, 글배우
'나의 기준'을 정확하게 정하고 믿고 가자. 물론 나의 신념에 따른 선택의 기준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 허무맹랑할 수도 있고 현실적이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포기해야할 것도 많고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밟지 않고 완성, 목표 달성을 바란다면 그건 고민을 넘어선 욕심이다.
그 기준에 대한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느라 답을 늦추면서 괴로워하지 말자. 나의 고민은 오로지 나를 통해서만 답을 내릴 수 있다.
마음의 안도를 갖고 살아가는 것 그게 진짜 행복입니다. 그게 모든 고민의 답입니다. 『고민의 답』, 글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