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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다 Aug 23. 2019

의외의 도시, 중국 연길

연변으로 더 잘 알려진 이 도시는 작지만 활기차다

연길의 여름 낮은 매우 뜨겁다
공원에서 체조? 운동? 을 즐기는 시민들을 보며 이것이 중국임을..
연길 시내 구도심, 맞은편 백리성 건물에는 연길에 하나뿐인 스타벅스가 있다


연길은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다. 현지에서 만난 지인은 줄곧 연변을 시골이라고 겸손?해 했다. 중국 동북지역 길림성에서 가장 큰 도시는 단연 장춘과 길림이다. 적어도 이 지인의 생각에는 길림성 자체가 북경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인데다가, 연길은 그 길림성 중심에서도 더 외곽에 있는 작은 소도시 정도로 여기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연길 사람이라는 출신지역보다 중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더 내세우는 듯했다.


연길시의 중심은 역시 백리성이다. 종합 쇼핑몰인데 시설이나 규모, 입점한 브랜드를 보면 꽤나 괜찮은 쇼핑몰이다. 그 옆으로는 연길백화점이 있고, 같은 건물 지하에는 대형마트가 있다. 그 주변으로도 화생전자라고 하는 전자제품 쇼핑몰과 서시장 등이 백리성을 중심으로 도심을 형성하며 몰려 있다. 그래서인지 이쪽 부근에는 사람도 많고 차도 많다. 또 잘 차려입은 사람도 많다. 연길시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 스타벅스도 이곳 백리성 쇼핑몰 1층에 있다.


도시의 풍경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연길의 또 하나 번화가는 바로 연변대학교 앞이다. 대학교 앞이라 그런지 인구밀도가 높고 당연한 사실이이지만 특히 학생들이 많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신촌이나 홍대처럼 큰 상권을 보이는 것은 아니고, 대로를 따라 난 건물에만 식당이며 상점이 밀집해 있다. 예쁜 인테리어의 카페도 (간혹) 보이고 한국 프랜차이즈 식당도 있다. 다양하진 않지만 패스트푸드점도 있으며 이런 중국 소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큼지막한 슈퍼마켓도 있다.


최근 중국에서 전해지는 뉴스를 보거나 현지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 연길은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는 도시로 알려졌다. 조선족자치주로서 조선족의 비율이 과반을 넘는다. 이들 중 청장년층 인구는 많은 수가 중국 대도시로 이동하거나 한국 등으로 떠나고 있다고. 중국인의 중국 내 이동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으로 유입된 인구가 상당한 모양이다. 인구가 줄고 도시 내 생산에 큰 변화가 없어지면 자연스레 도시는 쪼그라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연길은 활기찬 느낌이다. 중앙정부의 지원도 이유가 되겠고, 한국 등에서 가족들이 보내오는 외화 소득도 이유가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경제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소도 분명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연길에서 한글 간판도 한국어 사용도 낯설지 않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역시 이국이다.


연길의 모습은 대체로 밝은 분위기였다. 연길공원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표정도, 새벽 5시부터 7시 정도 까지만 여는 새벽시장에서의 사람들도 그렇다. 특히 학교 앞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얼굴이 밝다. 이런 모습이 의외로 다가온다. 연길에 대한 편견은 없다. 영화 속 조선족의 거친 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실제 만난 조선족 현지인들은 상당히 친절했다. 중국어가 되지 않는 이방인이 겨우 영어로 설명하면, 자신도 영어가 되지 않으면서 돕기 위해 노력했다. 호텔 직원이 그랬고 식당 종업원이 그랬으며 마트 점원이 그랬다. 그리고 그들은 적극적이었다. 적어도 중국 몇개 도시를 다니며 적극적인 사람을 만나지 못한 나에게 상당히 특별한 도시로 느끼게 만들었다.


신화서점은 연길에서 가장 큰, 제일 유명한 서점이라고 한다
구도심을 벗어나면 신도심들이 곳곳에 건설 중이다
양꼬치 체인점 중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곳
연변대학교 정문


물론 연길에 일주일 가까이 머물면서 아쉬운 점도 있고 실망한 부분도 있다. 그리고 내가 본 일주일의 모습들이 연길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연길은 생각보다 더욱 긍정적으로 느껴졌고 그래서 내게는 의외의 도시가 됐다. 중국 동북지역 여행을 위해 연길을 떠나 장춘으로 이동하면서 연길에서의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이를 뒷받침하는 것 같다. 아마 머지않은 시기에 한 번쯤 더 연길을 방문할 것 같다. 짧은 시간 연길의 곳곳을 찾아다녔다지만 다음에 다시 가게 된다면 조금 더 깊숙이 안으로 들어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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