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운동 취미를 찾다가 시작한 것이 러닝이었다. 체계적이거나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틈틈이 시간을 내서 주말마다 뛰기를 1년 반 정도 됐다.
큰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었기에. 작은 목표만으로 편하게 달렸다. 동호회 활동을 하는 것도, 대회를 나가는 것도 아니었다. 동호회에 가입해 다른 누군가들과 함께 달리며 제대로 뛰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혼자만의 시간이었고, 어떤 방해도 없이 달릴 수 있어 좋았다.
가끔씩은 잡다한 생각을 없애기 위해. 또 가끔은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달렸다.
대단한 취미는 아니었지만, 하다 보면 돈이 들기 마련이다. 조금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달릴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투자는 현명한 선택이다. 다른 취미나 운동도 마찬가지다.
처음 러닝을 하면서 엔트리 단계의 러닝화를 샀더랬다. 러닝을 하면서 스마트워치도 샀다. 기록을 저장하곤 하는데 휴대전화를 들고 뛰자니 불편했다. 러닝벨트는 선물 받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손이 자유로워지니 한결 자유롭다.
요즘은 달리는 거리와 시간이 늘며 한 단계 위의 러닝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러닝화를 신는 것과 신지 않는 데는 차이가 있다. 하물며 기능성이 강화된 러닝화는 어떨까? 장비빨을 세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러닝화 만큼은 예산이 된다면 좋은 것을 골라도 좋겠더라. 러닝화에 대해선 조금만 찾으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러닝화 계급도라는 것도 있을 정도니.
지난해 가을에는 무릎 압박 보호대를 샀다. 달리면서 어느 순간 무릎에 통증이 왔다. 특히 오른쪽 무릎 바깥쪽이 심하게 아팠다. 처음부터 아픈 건 아니었고, 달리기 시작해 한 30분쯤 전후 아파오기 시작했다. 채 5km도 이르지 못한 거리에 무릎 통증이 오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 번 달릴 때마다 10km, 15km, 하프.. 거리를 늘리길 바랐는데, 조금 뛰고서 통증으로 인해 멈추게 되니 심적으로 고통스러웠다. 러닝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했다. 진짜 그래야 할까 봐 병원은 갈 생각하지 않았다.
주변에 러닝 고수에게 자문을 구하고,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면서, 러닝 거리를 대폭 줄였다. 평소 1시간/10km 달리던 것을 20분/3km 정도로 줄였다. 아프지 않은 타이밍에 멈추기였다.
무릎 압박보호대를 산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정확히 슬개골 쪽이 문제였는데, 보호대를 하고서 뛰자 조금 나아지는 듯했다. 그리고 준비연습 시간을 평소 보대 두 배 정도로 더 하기로 했다. 준비운동 동작도 더 늘렸다.
무엇보다 자세를 의식하면서 달렸다. 미드풋 착지, 시선 전방, 무릎을 더 들고, 허벅지와 복부에 힘이 들어가게끔. 신경을 엄청 썼더니 어느 순간 무릎 통증은 다행히 사라졌다.
달리고나서 무릎이 아닌 허벅지가 당기는 데서 쾌감을 느낀다. 나의 문제였고 복합적인 원인이었던 것도 같다.
작년 9월쯤에 무릎 통증 이슈로 고생했더니 2025년 세웠던 기록과 목표에 차질이 생겼다. 1년 동안 누적해 총 500km를 달리겠다는 목표는 보란듯이 실패였다.
요즘은 겨울이라 달리는 횟수가 줄긴 했는데, 신체에 문제는 없다. 최근 영하 10도까지 추운 날씨가 보름 정도 이어지면서 야외 달리기는 무리더라.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실내 트레드밀을 이용하고 있다.
한 번에 달리는 시간과 거리는 조금씩 늘리는 중이다. 상반기에 15km까지, 연말에는 20km까지로 늘리겠다는 게 야심찬 계획이다.
올해는 일주일에 두번씩, 그래서 일년동안 100번 이상 뛰겠다는 각오다. 총거리는 1000km! 페이스가 중요할 텐데 거리가 늘더라도 애초 기본 값인 1km 6분 이내를 유지하려고 한다.
잘 달리는 사람이 참 많다. 잘 뛰는 부류를 보면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나도 잘 뛰고 싶은데. 다만 러닝에 흥미가 계속 이어지는 데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스스로 지루해하거나, 부상 등의 이유로 의지와 상관없이 못하게 될 수 있는데, 그러지 않으니 다행이다.
한 번씩 지방이나 해외여행을 가면 꼭 뛰고 싶은 기분이 든다. 새로운 장소에서 뛰는 건 재밌다. 그 도시와 공간에 대한 좋은 기억도 더 들게 되고, 더욱 알찬 일정을 만든다. 더 많은 도시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커진다.
'런트립'이라고 하는, 러닝 대회를 위해 해외를 나갈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지 않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틈틈이 기회는 있고 부지런한 마음만 있다면 즐거운 러닝이 될 것이다. 또 모르는 일이다. 언젠가 뉴욕이나 북극에서 뛰는 날이 올수도 있을테니.
일단 하프! 하프를 목표로 오늘도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