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dalajara#3 Tequila
¡Arriba a Abajo a Centro para Dentro!
이곳에서는 사진 찍을 때 '위스키' 금지다. 무조건 '데낄라!'
Cuando tomamos una foto, 'whisky' está prohibido acá. en su lugar hay que decir 'tequila'
늘 그랬지만 과달라하라 같은 대도시에선 오히려 무엇을 해야 될지 더 어려웠다. 나는 호스텔에서 추천해 준 데낄라 체험+차빨라 호수 투어를 신청했다. 당일 아침, 버스 안에서 총 5명이 모였다. 노부부 한 커플과 40대 부부 한 커플로 모두 멕시코 사람들이었는데 노부부는 너무나 신사적으로 나를 잘 챙겨주셨고, 젊은 부부 역시 떼까떼 맥주를 아낌없이 나눠주며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다. 덕분에 하루 동안 큰 의지가 되었다.
내 사진을 많이 찍어주신 멕시코 치와와 주에서 놀러 오신 아주머니. 이때도 역시 '나쵸'와의 첫 만남 때처럼 완전 무식했던 것이, '치와와'라는 지역명을 처음 듣고 '왜 지역명이 개 이름이지..?'하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그 개의 품종이 멕시코 치와와 원산이었던 것이다! 이런 이런 이런.
역시 투어라 그런지 기념품샵 등에서도 시간을 약간 소비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날의 하이라이트이자 최대 관심사는 데낄라였다. 데낄라 공장에 도착해서 견학을 온 학생처럼 숙성 공장과 아가베 등을 구경하며 설명을 들었다.
숙성 중인 데낄라들. 사실 이곳에서도 치와와 아주머니께서 사진을 잔뜩 찍어주었는데.. (왕어색)
사실 공장 자체로는 거대한 술통 빼곤 크게 눈길을 끄는 건 없었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시음' 때문이었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앞의 모든 일정들이 존재하기라도 한 듯이 엄청난 속도로 끝없이 시음을 시켜주었다. 우리는 쉴 새 없이 나오는 새로운 종류의 데낄라에 홀린 듯 술술 받아마셨다. 술을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취해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5명 모두 꿀떡꿀떡 잘만 받아서 마셨다. 그야말로 취중투어였다.
첫 잔은 워밍업 단계(?)로서 가장 기본적인 데낄라를 주면서 어떻게 먹는지 알려주었다. 라임은 이미 멕시코의 어떤 음식을 먹을 때도 곁들여 먹어서 익숙해져 있었고, 친구들과 데낄라에 라임도 먹은 적이 있었지만, 소금까지 같이 먹은 건 여기서 처음이었다. 재밌는 건 ¡Arriba a Abajo a Centro para Dentro! 라는 구호를 외치며 술을 마셨는데, 구호에 맞춰서 술잔을 위로(아리바), 아래로(아바호), 가운데로(센뜨로), 입 안으로(덴뜨로) 털어 넣는 것이었다.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술 때문이었는지, 같이 웃음을 터뜨리며 놀다 보니 이런 투어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켠에는 관광객들의 흥을 띄워 줄 멕시코 전통 의상들도 몇 벌 준비되어 있었다. 유일한 외국인이자 아시안이었던 나는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젊은 부부가 갑자기 나에게 아래위 원피스를 풀장착시키더니 그들도 함께 옷을 입고, 다 같이 데낄라를 즐겼다.
살룻(salud)! 데낄라(tequila)!
우리의 화려한 의상들. 데낄라 먹고 평소보다 사진을 열 배는 찍은 것 같다. (취해 보여서 얼굴은 가려야...)
가이드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유니 사막 못지않은(!) 착시설정사진들을 마구마구 찍어주었다. 다들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었다.
(전략적 순서였겠으나) 데낄라를 마신 우리를 기다리는 마지막 코스는 기념품 샵이었다. 물론 데낄라만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렇게 놀고 나면 뭐라도 사 가야 할 느낌이다. 하지만 이성의 끈을 간신히 붙잡은 나는 주먹만 한 미니어처로만 두 개 샀다. 과일맛들이 이색적이고 마음에 들기도 해서 한국에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무거웠다.
#간단한 데낄라 종류
-Blanco: 가장 강한 맛(숙성X), 처음 먹는 사람보다는 더 순수하고 강한 맛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
-Reposado: Blanco를 술통에 두 달 이상 숙성시킨 것. Blanco보다 더 부드럽고 색이 좀 더 진하다.
-Añejo: 일 년 이상 숙성시킨 것. 브랜디, 꼬냑과 비슷한 맛이라고 한다.
Te quiero (X)
Te amo (X)
Te quila (O)
그 어느 때보다도 내 사진을 많이 찍어준 멕시코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덕지덕지 스티커를 붙인 사진으로 글을 도배해서 죄송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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