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니면서 Airb&b 같은 여러 종류의 셰어 어플(공유 플랫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관심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많이 소개해 주었다.
초면의, 그것도 낯선 땅에서 만난 외국인을 믿는다는 것은 아직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여행 중 사용했던 주요 셰어 어플 3개를 꼽자면 Uber, Blablacar, CouchSurfing이다. 모두 유명한 어플들이다.
1. Uber
일명 우버 택시. 스마트폰으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해서 택시를 호출하면 가까이 있는 택시가 정보를 받고 온다. 최대의 장점은 역시 합리적인 가격이다. 무조건 흥정부터 하고 택시를 타야 하는 중남미의 택시 요금 시스템이 낯선 우리들에게는 좋은 선택이다. 단, 인터넷 연결이 필수이므로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로밍을 하거나 현지 유심칩을 구매하고 있어야 한다.
중남미에서 택시 사기·범죄는 악명이 높았지만 나는 큰 택시 사기를 당한 적은 없다. 하지만 요금을 올려 받는 일은 그냥 기.본.이었다. 이 때문에 기분이 상하고 도시에 대한 인상이 나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우버를 이용하면 이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인증 문제로 우버를 사용하지 못했고, 우버 서비스팀의 해결 속도는 엄청나게 느렸다. (두 달 동안 메일을 주고받다가 결국 그냥 포기했다.) 지역에 따라 인터넷(&GPS)이 잘 안 되는 곳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터미널에서 출발할 때는 공식 택시를 타는 방법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공식 택시라고 해도 종종 지역에 따라 요금을 속이는 일이 있는 만큼, 우버도 지역에 따라 무조건 안전하지만은 않다고 한다.
2. Blabla Car
블라블라 카. 앞의 글에서 한번 소개했듯이,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을 때 운전자가 차를 공유해 주는 어플이다. 중남미 및 유럽 여행자들이 강추하던 카풀 어플이었다. 스마트폰에 어플을 설치해야 되는데 뭔가 시스템이 안 맞는지 잘 되지 않아서, 그냥 사이트에서 가입을 하고 이용했다. 같은 길을 가는 드라이버에게 그가 사이트에 제시한 돈을 내고 편승하는 것인데, 이동경로의 교통수단이 불편할 때도 유용하고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공유 어플의 최대 난제는 역시신뢰에 관한 문제이다. 드라이버가 어떤 사람이 걸리느냐는 랜덤이다. 나의 경우 드라이버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말 곤란한 상황에 처했었다.
3. CouchSurfing
카우치서핑. 현지인이 여행자에게 자신의 집을 제공하는 공유 플랫폼이다. 호스텔이나 호텔에 비해 진짜 현지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것도 무료로 체험해볼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장점이 있다. 호스트를 잘 만나면 외국인 친구를 사귀거나 그 도시에 대한 알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사이트에 올릴 때 반려동물 유무나 집에 주로 있는 시간, 취향 등을 올리고 자기의 관심사에 맞는 사람들을 고르고, 또 초대할 수도 있다.
유럽친구가 내게 이 어플을 추천했고, 그때 가입을 해 뒀다. 가입을 해 두니 사람들이 나의 국적 및 내가 적어둔 현재 위치를 검색할 수 있었고,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은 현지인들이 메일이나 쪽지를 보내 나를 초대해 주기도 했다.
멕시코 친구와 Playa del Carmen으로 여행을 갔을 때 그 친구의 주선으로 (이 어플을 통해) 어느 집에 묵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집도, 사람도,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이 걸려야 하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사기꾼도 있어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내가 묵은 곳은 집도 매우 좁고, 이미 다른 친구 5명과 같이 살고 있는 집이었고, 위치도 중심가에서 너무 멀었다. 더구나 나중에는 우리에게 돈을 요구했다. 여행자들에게서 돈을 받을 요량으로 처음부터 글을 올린 것이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선물까지 준비해 갔던 내 친구는 상처받았고(심지어 멕시코 친구였다), 나는 스페인어를 못 알아듣는 척하면서(..) 다른 곳으로 옮겨버렸다. 나보다 그 집에 더 오래 머문 친구는 결국 눈치가 보여서 얼마간의 돈을 줬다고 했다.
여행 공유 플랫폼들은 종종 '여행 꿀팁'으로 소개되곤 한다. 하지만 나는 팁을 공유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내가 운이 나빴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온라인에서 신뢰성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사기꾼처럼 보이는 사기꾼은 없는 법, 이를 가려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나는 결국 돈을 좀 더 내더라도, 좀 더 돌아가더라도, 그냥 공식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나의 안전에 대한 지불이다. 싸게 사려고 하다가 실패해서 원래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느니. 또한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이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한번 더 밝힌다. 내게 이 어플을 추천해 주었던 친구들은 모두 좋은 경험을 가진 친구들이었고, 스스로가 호스트인 경우도 많아서 나와 반대로 장점을 더 크게 보았다. 공유 플랫폼을 취지에 맞게 잘 활용하여 여행에 특별한 추억을 남긴 사람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