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lúm#1
Tulúm(뚤룸) 유적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닷가에 있는 마야 유적지라고 한다. 위쪽의 좀 더 유명한 Cancun이나 Playa del Carmen에 비하면 시골 마을 느낌이지만, 나는 붐비지 않는 곳으로 먼저 온 뒤 올라가는 코스로 택했다.
전날 밤 깜페체에서 메리다를 거쳐 뚤룸으로 달려와 밤늦게 호텔에 도착했을 때, 직전에 터미널 근처에 있는 아무 호텔로 예약했는데 의외로 너무 좋았다. 1박에 3만 원 후반대 가격으로 이렇게 더블 침대가 2개나 있는 넓은 방을 독차지하다니! 나는 혼자인 자유를 만끽하며 마음껏 뒹굴었다. 원래 물가가 그런 것인지, 운이 좋았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터미널 근처에는 많지는 않지만 나름 괜찮은 식당들이 있었다. 칸쿤 쪽에 가까워져서 그런 지 다양한 나라 음식 레스토랑들이 많이 보였고 조그만 현지 구멍가게 같은 타코집은 잘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오전, 뚤룸 유적지로 향했다. 낮이 되면 칸쿤 쪽의 여행객들이 관광코스로 몰려와서 뚤룸 시내에 묵으면 조금만 서두르면 한적하게 구경할 수 있다고 했는데(8시부터 입장 가능), 나는 늦잠을 실컷 자는 바람에 늦게 나섰다. 역시나 들은 대로 관광객들이 붐비긴 했지만, 사실 그보다 후회한 것은 터미널 근처 숙소에서 유적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 것이다. 자전거 드라이브를 하기엔 괜찮은 거리였지만, 날씨가 너무너무 더웠다! 게다가 반 정도 달리다 선크림 바르는 걸 잊었다는 걸 깨닫고 확인해 보니, 공교롭게도 선크림과 양산 겸 우산, 2개를 길 어디엔가 떨어뜨린 것이다. 아…… 반팔 반바지로 그늘 하나 없는 길을 달리자니 피부가 굽고 또 구워지는 느낌이었다. 이걸 알았더라면 그냥 콜렉티보를 탔을 텐데.
*자전거 대여: 100 pesos. 다음날 오전까지 쓰고 반납함.
사실 그래서 유적지에 도착했을 때 나는 이미 지쳐 있었다. 나중에 다시 보니 사진도 많이 없다. 관광객들 때문에 줄이 길어 입장하는 데도 땡볕에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 뚤룸 유적지, 아니 유카탄 반도는 무엇보다도 더위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 곳이었다.
*Ruinas de Tulúm 입장료 65 pesos.
유카탄 반도 하면 떠올랐던, 이구아나도 발견! 처음엔 무서웠지만 거기서 만난 멕시코 사람이 얌전하고 귀여운 아이들(?)이라며 괜찮다고 했다.
(툴룸 유적지의 포인트들 - Templo del Dios del Viento, Estructura 25, Palacio, Templo de la Estela, Castillo, Templo del Dios Descendiente, Templo de las Pinturas 등)
이곳에서 짚고 넘어갈 만한 포인트들인데 이중 바람의 사원(Templo del Dios del Viento)이 가장 알려져 있고, 전망도 좋았다. 바닷가에 위치한 건물들은 등대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습하고 더운 가운데 카리브해의 청명함이 눈에 들어왔다.
유적지 옆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해수욕을 할 수 있는 해변도 있다. 나는 수영을 못 해서 혼자서 들어갈 생각은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영복을 챙겨 왔다. 하지만 오는 길에 제대로 햇볕에 구워지고 나니 시원한 바다에 들어가고 싶어 졌다. 드디어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입수(!)하게 되는 것인가..!
뚤룸 유적지에서는 더위로 정신이 없어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바다를 끼고 있는 마야 유적지라는 사실만으로 멕시코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 풍경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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