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내려놓기

by 세라

마음이란 게 사실은 위나 간처럼 하나의 장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사실은 착각하는 것이다. 내가 위장을 움직이고 싶다고 움직일 수 있는 게 아닌데, 마음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마음으로 춤을 춘다고도 말하고, 심지어 마음을 떼어다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고도 믿는 것이다.


생각이 마구 커져 사람을 집어삼킬 때, 온몸에 열이 펄펄 나는 상태와 같은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몸 자체가 뜨거워졌다는 것도 모르고 바깥이 춥다며 덜덜 떤다. 식혀야 할 몸을 이불로 말고, 말고, 자꾸 생각을 부풀린다. 그러다 보면 펄펄 끓는 생각이 생각을 잡아먹고, 또 잡아먹고, 우리는 제 몸에서 열이 난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하루하루 식은땀을 흘리면서 살아가게 된다.


심장에 선악이 없는 것처럼 마음에 선악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심장이 심장이듯 마음은 마음일 뿐. 심장이 저 혼자 수축했다 이완하는 것처럼 마음도 착해졌다 나빠졌다 하면서 그저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면, 만약 이 모든 게 진짜라면, 어떤 생각이 맞다고 혹은 틀리다고 단정 짓는 것은 얼마나 무의미한가. 마음이란 게 결국 통제할 수 없는 거라면 차라리 오장육부 비슷한 어떤 거라고 여기는 편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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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초고를 지우기 않기 위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고 해놓고선 뜸했던 지난 반년 동안 나는 끝없이 초고를 지워내고 있었다. 도대체 나란 인간은 글이란 걸 단 한편이라도 쓸 수나 있긴 한가 싶은데. 무수한 포기와 의심 뒤에도 또다시 쓰고 있는 나를 보며,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심정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고 있는 나를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아주 많이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글쓰기에 대한 글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