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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매운맛을 보여주마

Guanajuato#2 "Are you okay?"

by 세라

과나후아또에서 하루 종일 걷고 난 뒤 저녁 무렵 배가 고파졌다. 숙소 가는 길에 눈에 띈 타코 가게에 들어갔다. 암, 멕시코에서 타코는 믿고 먹는 메뉴.


-¿Algo más para beber? (뭐 더 마실 거는 안 필요하세요? )

-No, gracias. (아니요, 괜찮아요.)


가지고 다니던 물이 있어서 음료는 시키지 않았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봤다. 내 앞쪽 테이블에는 유럽에서 온 남자 2명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여행을 와서 신이 났는지 연신 타코 사진을 찍으면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명이 얼굴이 빨개져서는 맵다고 요란하게 손을 흔들며 음료수를 추가 주문했다. 나도 모르게 미소 지으며 그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들을 구경하며 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내가 시킨 메뉴가 나왔다! 배가 많이 고팠던 나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음~ 역시 이 맛이야. 타코는 절대 실패할 수 없는 메뉴다. 반 정도 먹고 나서 생각해 보니, 다른 타코 집에서는 이렇게 사이드로 고추를 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새로운 스타일이네? 도전해 봐야지! 망설임 없이 한 입 베어 물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너무 이른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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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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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저기요!!! 사이다 하나 주세요!!!! "


나는 그 유럽 남자들만큼이나 요란하게 사이다를 주문했다. 서빙세뇨라가 응급 상황(?)을 눈치채고 재빨리 사이다를 가져다줬다. 5분 전만 해도 품위 있게(?) 앉아 음료수는 괜찮다고 거절하던 나였는데,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앞에 있던 수다쟁이 두 남자도 그맘 안다는 듯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괜찮아요? 그거 진짜 매워요! 맞죠?

-네, 와아아, 죽을 것 같아요.


매운맛에 당하고 보니 아까 그 호들갑이 진심으로 이해되었다. 그 남자와 나는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며 "진짜 맵다"는 똑같은 내용의 말을 흥분해서 계속 주고받았다. 둘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중에 좀 나아지고 나서 우리는 이렇게 말했다.


Finally we are survived




멕시코 친구들이 멕시코에 관련된 재밌는 문장 같은 걸 잘 보내주는데 그중에 이런 게 다. '당신은 몇% 나 멕시코스러운가요?' 친구가 이걸 보내주며 자기는 200%라며 허풍을 떨었다.



그들이 스스로 멕시코스럽다고 여기는 것 중에 하나는.. (7번째)


Tienes una resistencia sobrehumana al picante


매운 것에 대해 초인적인 저항력이 있다는 것!


한국도 매운 고추 하면 빠지지 않는데.. 멕시코 고추, 당신의 매운맛을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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