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제는 지나간 것들이
잘 기억나지 않아
오늘을 살면 내일은
오늘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것을
잊고 사는 것이 아닌가 아쉬워
그러면 엄마는 말했다
잊으니까 살 수 있는 거라고
잊으니까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거라고
살면서 너무 많은 기억은
나를 버겁게 했다
잊으니 오래 묵힌 슬픔이 사라졌고
잊으니 아물기도 전에 덧나기만 했던
마음의 상처도 흐릿해졌다
미움도 무용지물이 되었고
미련을 두던 것들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살아온 만큼 망각의 묘약을 선물로 준다
이제는 비우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이제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는 법도 알아야 한다고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었다고
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