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를 향한 짝사랑에 대하여
손자가 세상에 온 지도 어느새 여덟 달에 접어들었다.
그 아이가 태어나던 날, 처음 울음을 내뱉는 소리에 웃다가 울다가
그저 가슴이 벅차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들이 태어났을 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었다.
비슷한 듯하지만 전혀 다른,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날이 갈수록
사진 속 작은 얼굴과 꼼지락대는 손가락, 힘을 주다 뒤집기에 성공한 순간,
꼬마 병정처럼 배밀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먼저 떠오른다.
‘아, 내가 이렇게 살아왔구나.
그리고 이제 또 하나의 세대가 이어지는구나.’
시간의 무게가 느껴지는 순간이었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희망이 아주 조용히 내 곁으로 다가왔다.
작은 손을 꼭 쥐고 있자니 인생이 참 신비롭고, 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쳐 지나간 나의 젊은 날이 떠오르고 부모로 살아온 시간이 겹쳐진다.
그리고 이제 나는 ‘할머니’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손자의 눈빛을 바라보며 조용히 다짐해 본다.
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하고 넉넉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한 발짝 뒤에서 지켜보겠다고.
내가 살아온 시간이 이 아이의 걸음에 작은 빛이 되기를.
그리고 내가 가진 사랑을 아낌없이 건네는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