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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Feb 27. 2016

다 탄 연탄 한 장, 흰 장미꽃 한 송이

다 탄 연탄재에 핀 흰 장미 한 송이 서 있는 거리


신촌의 한 상점 옆에 핀 장미꽃 한 송이


돌아보면 버릴 것이 하나 없다. 쓰레기통을 뒤져보면 다시 쓸 만한 것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고급 커피 전문점의 1회용 컵은 1회용으로 쓰고 버리기에는 아깝다. 그러나 어쩌랴. 태생이 1회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으니 말이다. 3회용으로 바꾸면 달라지려나? 


한 때는 뜨겁게 타 올랐을 연탄, 빨간 불꽃을 피우며 추운 밤을 달래 주었을 연탄. 연탄이 마지막 불꽃을 태워 흰 꽃 장미를 빨간 장미로 바꾸는 묘기라도 할 듯하다. 그냥 다른 연탄재와 섞여 버려질 연탄이 장미 한 송이와 만나 잠시나마 독특한 화분이 되었다. 마치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듯하다. 함부로 발라 차지 말라는 시인의 경고도 떠오른다.


세상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가던 길 멈추고 서로 엮고 연결해보면 쓸모 있는 것을.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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