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지 않는 사회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돈되는 일을 찾다보면 심리적으로 어디 줄 닿을 곳부터 찾는다. 아는 사람은 없는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는지, 힘을 써 줄 사람을. 사업을 해도, 병원수술 받는 일에도. 결국 인맥, 다른 말로 ‘빽.’ 돈있는 곳에 사람 모인다.
종종 가는 박물관 옆 도로 한 쪽으로는 주차 구역이 있다. 주말에는 등산객의 차들로 양쪽으로 주차가 되어 들어오고 나가는 일이 쉽지 않다. 서로 비켜주길 바라지만 ‘네가 가라, 하와이’ 뭐 이런 식이다. 급한 사람이 이리저리 ‘빼라, 가라’ 정리 한다. 그제야 겨우 길이 난다. 그리도 다시 막히는 길.
주말이면 아쉬운 주차면 8대 정도를 될 수 있는 주차 공간에 설탕과 케첩을 바른 샌드위치와 커피를 파는 포장마차가 자리 잡고 있다. 처음에는 각각 3칸 정도를 차지해서 영업을 했는데 어느 날부터는 짐을 실은 차를 창고식으로 활용 4개면을 차지하고 장사한다.
이 길을 지나던 등산객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어떻게 영업을 할 수 있는 거야?”
“상납하지 않고서 할 수 있겠어."
다른 산의 등산로는 포장마차 영업 못하게 봉을 갖다 박고, 화단을 설치했는데 이 ‘구역’은 무슨 일로 더 확장을 할 수 있는 걸까. 허가를 받고 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영업공간으로 차를 주차할 수 없으니 주차선을 지우든지 하면 그런 생각은 안들겠다. 박물관 들어서기 전부터 영업을 한 권리를 인정해주느라 그런 건가? 아님 무슨 빽(?)이 있어 그런 건지.
남들이 하는 일에 의심하지 않으며, 있는대로 믿고 살아가는 그런 사회, 건강한 사람들이 노력한대로 결실을 얻고 그 터전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는 먼 이야기인가.
“박근혜는 선거에서 ‘경제 민주화’와 ‘복지 국가’와 같은 창의적 공약으로. 그리고 ‘그것을 반드시 실천한다’는 말과 제스처로 국민들의 신화를 얻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당선 이후 그녀는 자신의 공약을 폐기하거나 대폭 후퇴시켰다. 그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만약 그녀가 정직했다면 새로운 경제 사회 질서를 창조하는 데 큰 기여를 했을 수도 있다. 오로지 마케팅에서 성공하기 위해 꾸미는 말들로는 문화를 혁신할 수 없고, 일시적으로 얻은 개인적 영달도 위태롭게 된다. 때문에 정직하지 않고 창조적이기는 어렵다.”-508쪽, 성공회대학교 문화대학원 김용호 교수의 <창조와 창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