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궁금한 것 못참는 마음, 남의 말은 왜 엿듣나

스물한 번째 이야기-남의 마음 엿듣지 않기

by 길윤웅

엿들으려고 하지 마라.

알려고 하지 말라.


기업은 경쟁회사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늘 주시한다. 어떤 상품을 기획하고 있고 어떤 서비스를 선보이는지 시장 상황을 파악한다. 이전의 경제활동은 스파이 활동이었다. 정보를 몰래 빼오기도 하고 사람을 빼오기도 했다. 그런 활동을 통해서 동종의 상품을 만들어내거나 한 발 더 앞선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 기업의 생존이 걸린 일일 수록 더 그렇다. 어렵게 만든 기술을 뺏기지 않기 위해 보안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유사한 기술이 시장에 나온다.


사람은 또 어떤가. 다른 사람이 뭘 하는지 알아야 내가 하는 일을 조정하거나 따라 할 수 있다. 세미나나 포럼을 간간히 참석하다 보면 그 규모나 참석자 수에 놀랄 때가 많다. 내가 갖고 있는 관심을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나 많이 갖고 있나 싶어 놀란다. 다른 사람들이 뭘 하는지, 뭐에 관심을 갖고 사는지 늘 궁금하다.


직장 생활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중 하나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없는 자리에서 했다는 것을 다른 경로를 통해서 들을 때다. 좋은 이야기도 그렇지만 나쁜 이야기나 좋지 않은 이야기는 더 그렇다. 몇몇 사람이 그렇게 모여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회의실을 지나다가도 귀가 쫑긋해지고 유리문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집중을 한다. 얼굴의 표정은 또 어떤지도 살펴보고.


trung-thanh-714899-unsplash.jpg Photo by Trung Thanh on Unsplash


좋은 이야기든 나쁜 이야기든 상대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고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고쳐야 할 일이다. 그것이 나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라면 안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매사 그러한 것을 신경 쓰며 사는 것은 오히려 자신을 괴롭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한 것에 벗어나는 길은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하든 신경을 끄는 게 중요하다. 시끄럽게 들리던 소리는 멈추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오히려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그런 이야기보다는 정말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일이 더 많다.


과잉 정보가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불필요한 정보들과 이야기로 내 마음을 흩어놓는 일을 멈추면 내 삶을 구속하는 것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