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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Jan 17. 2019

부채표와 곰표가 찾은 브랜드 출구전략, '콜라보'

브랜드 협업에서 배우는 인생전략

콜라보라는 단어가 이제는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예술계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상호 협업을 하는 것을 두고 '콜라보' 말을 사용했는데 이제는 그보다 더 넓게 활용되고 있다. 일시적인 판매 증진이나 이벤트를 위한 목적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브랜드 관리 측면에서 진행되는 콜라보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1952년 선을 보인 곰표, 67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가 젊은 층의 레트로 트렌드에 맞춰 선보인 레트로 하우스 홈페이지. 마치 현실의 공간에 존재할 것 같은 레트로 하우스는 별도의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매장이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브랜드 리뉴얼을 하면서 생존을 위한 길을 모색하는 가운데 곰표 역시 그 대열에서 빠지지 않고 빅 사이즈 브랜드 4XR의 티그린과 협업을 통해 티셔츠까지 제작을 했다. 밀가루는 많은 요리의 베이스로 들어가지만 사실 브랜드 노출이 크지 않다. 그러한 고민을 해결하는 지점에서 찾은 것이 레트로 하우스라고 할 수 있다.


4XR과 대한제분 곰표 브랜드의 콜라보 티셔츠
2019년 1월 10일까지 진행한 100원 이벤트


이 서비스는 지난해에 오픈, 최근 럭키백 이벤트까지 마치고 2019년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고민 중이다. 자사의 심벌인 곰 이미지를 갖고 문구와 머그 등 생활용품 제품을 선보였다. 


한편, 동화약품도 1897년 선을 보인 자사의 장수 브랜드인 가스활명수의 121주년 기념판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이 제품은 패션 브랜드 게스와 함께 만든 것으로 게스 브랜드와 활명수 브랜드의 결합을 통해 젊고 새로운 감각의 활명수를 강조한다. 동화약품은 오래전에 다른 프로그램이나 브랜드와 함께 협업 제품을 선보여 왔다. 동화약품은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의 수익금을 생명을 살리는 물이라는 브랜드명에 걸맞게 물 부족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2018년에 출시된 121주년 기념 한정판
동화약품은 한정판 수익금을 물 캠페인을 통해 물 부족 국가에 지원한다.


2015년에 나온 118주년 기념 한정판
2016년에 출시된 가스활명수 한정판
쇼미 더 머니와 함께 협업한 2017년 한정판(사진 : 동화약품 홈페이지)
부채표 CI의 발전과정

식품업계와 제약업계의 장수 브랜드인 곰표 밀가루와 가스 활명수는 젊은 감각의 패션 브랜드들과 함께 협업을 했다. 이 두 기업은 자사가 갖고 있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을 움직이는 패션 브랜드에서 찾았다. 오래된 골목이나 음식점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콜라보는 그들에게 그 삶 속에 녹아 있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든다. 


한편, 이런 장수 브랜드를 갖고 있는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나가는 브랜딩 전략에서 인생 전략의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두 사례를 보면서 인간이 늙어간다는 것은 단지 나이를 먹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생각의 흐름이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데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외에도 샘표 브랜드 역시 2013년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림대회를 진행하여 그중, 대상 작품을 레벨로 제작, 판매하고 있다. 2018년에 진행한 맛있는 추억 간장 스페셜 에디션 샘표 양조간장 501은, 당근 요리를 주제로 하여 그림을 그린 어린이의 작품을 갖고 만든 것이다. 올해로 72돌을 맞고 있는 샘표는 이전에 캔커피도 만들기도 했었다. 최근에는 새로 론칭한 연두 브랜드로 회사 매출을 이끌어내고 있다. 자기 영역에서 벗어난 다른 카테고리로 이동은 사실 위험한 일이다. 그러한 실패를 딛고 샘표 브랜드는 어떤 활로를 찾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샘표의 브랜드 변천 과정


또 다른 하나는  콜라보의 형태는 아니지만, 볼펜의 대명사로 1960년 대 탄생한 모나미는 대표적인 브랜드 153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각인 서비스 등 이색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 더 붙이면, CJ제일제당의 백설표가 있다. 이 브랜드 역시 장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데 부채표와 곰표와는 다르게 다양한 제품 확장을 갖추고 있다 보니 설탕 브랜드로서의 집중은 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시간이 준 선물을 이들 기업이 새로운 세대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알리면서 어떻게 유지, 확대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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