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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윤웅 Feb 23. 2019

일본 구마모토현의 캐릭터, 구마몬 성공전략

캐릭터의 단순화, 중성화 그리고 포용성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중 둘리만큼 인기를 끈 캐릭터가 있을까? 둘리는 경기도 부천의 명예주민이다. 부천시는 둘리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해줬다. 만화 주인공인 둘리에게 도봉구는 가족관계 증명서도 만들어줬다. 1983년 만화잡지를 통해 등장한 둘리는 종이 세상에서 벗어났다.



서울시 도봉구는 둘리뮤지엄을 개관, 운영 중이다.


2003년 첫 선을 보인 국민 캐릭터 뽀로로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을까. 둘리와 뽀로로의 성장과 성공에 힘입어 민간기업은 물론 공공 기관의 캐릭터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불과했던 캐릭터가 인형과 의류 등 다양한 형태로 생활공간으로 스며들고 있다.


이에 반해 지자체가 개발하는 캐릭터는 어떤가? 실제 주민생활을 안내하고 행사 이벤트로 활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대부분이 단체장의 임기가 끝난 후에는 살며시 사그라지는 게 현실이다. 돈은 돈대로 들이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어 예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등장한 캐릭터 중 눈여겨 볼만한 캐릭터가 하나 있다. 울산 중구의 울산큰애기다. 울산 중구는 캐릭터로 내세우는 게 있고, 별개로 울산 중구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김상희의 노래 <울산 큰 애기>에서 따온 울산큰애기를 브랜드로 내세워 구정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2019년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울산 중구는 이 캐릭터를 갖고 관광 홍보에 적극적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울산큰애기의 소속은 울산 중구청 지방관광 9급이다.


울산 중구의 캐릭터


울산큰애기의 일본에서의 홍보활동(출처 : 울산 중구 페이스북)

아산시는 2013년 축제 때 만든 캐릭터 온궁이의 짝으로 2018년 7월 온양이를 공개했다. 이전에 개발한 캐릭터가 있지만 온천 홍보용으로 캐릭터로 추가했다. 홈페이지에서는 소년 이순신을 모티브로 한 아랑이를 아산시 캐릭터로 소개하고 있다. 이전의 이름은 '보람이'


2018년에 태어난 아산시 여성 캐릭터, 온궁이


아산시의 캐릭터, 아랑이

아산시의 온천 캐릭터, 온양이와 온궁이 캐릭터 다운로드 및 활용 안내 페이지


https://www.asan.go.kr/main/onyang/

https://www.asan.go.kr/main/onyang/


인천 부평구의 캐릭터는 부디. 풍물을 하는 남자 형상을 갖고 캐릭터를 만들었다.


인천 부평의 캐릭터, 부디

공주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에 탄생한 캐릭터, 고마곰과 공주는 각각 무령왕과 공주의 공산성을 모티브로 해서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만화와 온라인 공간에서 머물렀던 캐릭터가 세상 밖으로 나와 돈이 되고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자, 공공기관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캐릭터를 도입, 활용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우리 동네 캐릭터 선발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 지자체들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캐릭터를 했으니 주민과 함께 하는 캐릭터가 되도록 지속성과 차별성에 좀 더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한편, 일본에서 최근 인기를 꾸준하게 모으고 있는 캐릭터가 하나 있다. 구마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0년 3월 탄생한 일본 규슈의 구마모토현의 캐릭터 구마몬. '곰'과 사람의 의미를 담은 구마몬은 단순히 지역 캐릭터에서 벗어나 이제 글로벌 캐릭터로서 인기를 몰고 있다. 구마모토현은 자신들의 고장이 신칸센의 종착역이 아닌 상황에서 구마모토마현이 종착역이 되도록 이끌었다. 그러한 일을 이끄는데 큰 일을 한 것이 구마현의 캐릭터, 구마몬이다. 구마몬은 구마모토현의 영업부장이다. 한 해 1조 4천억을 벌어들이고 있는 구마몬.


일본어로 '구마'는 곰. 곰 캐릭터를 단순화하여 포지셔닝한 것이 주효하여 기업은 물론 각 단체에서 캐릭터 사용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구마모토현은 이 캐릭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지차제가 개발한 캐릭터와 일본의 대표 캐릭터로 성장한 구마몬과의 개발 모티브와 성장과정을 한 번 비교해보면 어떤 지점에서 차이가 있는가를 살펴볼 수 있다.


캐릭터를 바라보는 데 있어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국내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소개되는 캐릭터를 찾아보면 각각 마스코트, 캐릭터, 브랜드, 상징 등 다양한 형태로 부르고 있는 상황은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혼란스러움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음사에서 최근 선보인 <구마몬의 비밀>을 통해서 구마몬의 성장과정을 보면 그 캐릭터에 공무원의 관심과 애정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캐릭터에 색상이나 장식물을 달고 있는 국내 지자체와는 좀 더 다르게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단순화했다. 또한 아산시의 캐릭터에서 보듯 여성친화도시의 표방을 이유로 온양이를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지만 구마모토현의 구마몬은 중성적인 캐릭터로 잡으면서 남녀노소 쉽게 접급할 수 있게 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울산의 울산큰애기는 캐릭터로서 성공 가능성 지수가 어느 정도 될까?


민음사에서 출간한 <구마몬의 비밀>

구마몬의 성공에 대해서는'진심이 통한다'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멈추지 않은 성장을 위해 캐릭터가 진화할 수 있는 장치를 끊임없이 연구한다.


구미몬
구마모토현의 영업부장 구마몬(사진 출처 : 구마모토 페이스북)
구마몬

구마모토현은 구마몬은 지역에 한정된 캐릭터로 국한되기 보다는 다양한 곳에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는 캐릭터로 포지셔닝했다. 이와 비교해서 보면 다는 그렇지 않지만 국내 제작된 캐릭터는 지역과 관련한 인물이나 특산품 중심으로 캐릭터에 옷을 입히고 이름을 만들었다.


구마모토현은 2019년 11월에 진행할 세계핸드볼대회 홍보에도 구마몬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고 있다.


2019년 여자 핸드볼 세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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