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전쟁

졸업식 꽃장사 자리 경쟁

by 길윤웅

지난주 3일 차를 치르고 나서 설날 연휴 끝 오늘 꽃 장사는 졸업식이 있는 학교 앞.


혹시나 해서 가봤더니 이미 자리를 맡아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 이런 어쩌냐. 입구는 물론 생각도 안 했다만 어디 오는 길목도 자리가 없다. 어쩌지.


편의점에 가서 빈 박스를 구했다가 가게 이름을 쓰고는 나도 그 길 끝에 자리를 맡았다는 표식을 하고 왔다.


아침, 날은 따뜻하고 이제 사람들만 오면 된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근방 꽃집은 다 여기로 왔나 보다. 한 3-40여 군데에서 꽃을 판다.


한쪽에서는 결국 말싸움이 났다. 몸싸움까지 안 난 것이 다행이다. 전날 자리를 맡아둔 꽃집의 표식을 밀어내고 그곳에서 장사를 하겠다고 표식을 하고는 누가 먼저냐, 내가 먼저다 하다 결국 경찰 아저씨까지 출동했다. 이미 구청에서 한 번 나와 자리 갖고 다투니 한쪽은 다 치우라고 뭐라고 말을 건네면 간다.


오늘은 아니다 싶었는데 결국은......


같은 일을 하고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인데 장사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나 보다. 설 연휴 끝의 졸업식이라 다른 곳은 없고 이 학교 앞만 하는 것이라 그런지 다 모였으니 재미도 없다.


옆에서 그래도 선전을 한 꽃집 아가씨들이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넨다. 다른 아주머니 한 분이 얼굴이 예쁘다며 칭찬을 한다. 마음도 곱지만 얼굴은 더 예쁘다. 많이 판다.


젊은 남자 사장님들이 꽃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또래의 여자의 마음을 훔칠 만한 외모로 꽃을 만들고 파니 안 살 수 없겠다. 얼굴들도 잘 생기고 포장도 지금 트렌드에 맞게 잘 만들었다. 그런 분들이 오늘 장사도 못하고 그냥 돌아갔다. 결국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겠다고 한 분들도 자리를 걷어 돌아갔다.


가기 전에 그래도 시끄럽게 해서 미 한하 다며 근방 장사하는 분들에게 음료수를 건네고 돌아간다. 마음 풀고 가길 바란다. 꽃은 살아 있지 않나. 마음이 좋아야 꽃을 사고 여유가 있어야 돌아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내일은 어디로 가지. 내일도 또 오늘 같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