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매일 숨 시
날씨는 왜 이토록 고민스러운가
by
살라
Dec 17. 2024
날씨는 왜 이토록 고민스러운가
하늘이 꾸물거리면 내 마음도 같이 주저앉는다.
눈이 내릴 듯, 비가 올 듯, 바람이 불 듯 말 듯.
그 애매한 기척들이 하루를 사소하지만 무겁게 만든다.
추울지, 말지.
롱패딩을 입어야 할지, 숏패딩을 입어야 할지.
세찬 바람이 불어올지, 아니면 조용히 스쳐갈지.
이 작은 물음표들이 마음 한구석에서 자꾸만 맴돈다.
삶은 이미 죽음만큼이나 치열한데,
이토록 사소한 것조차 나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흔들리는 하늘 아래 서서 나는 길을 찾지 못한다.
그렇다고 눈을 감을 수도 없다.
비라도 쏟아져버리면 좋겠다.
눈이라도 펑펑 내려주면 좋겠다.
그렇게 모든 것을 분명하게 만들어주면 좋겠다.
하지만 날씨는 늘 그렇듯,
한 발짝 물러서서 대답하지 않는다.
나를 더 고민하게 만든다.
나를 더 기다리게 만든다.
삶은 늘 해답 없이 흘러가고,
나는 하늘처럼 그 흐름을 닮아갈 뿐이다.
2024년 12월 17일 날씨, 맘에 안 들어요 ㅜㅜ
keyword
고민
날씨
하늘
16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살라
직업
에세이스트
기어코 오는 봄처럼 삽니다. '시'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시도 쓰고, 열정 학부모로 겪었던 이야기도 씁니다
구독자
94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펭귄들처럼 지킨 12월의 우리
투정을 부릴 수 있는 건 날씨뿐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