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매일 숨 시

너의 머리칼

by 살라

너의 머리칼

너의 머리칼은 손끝에서 미끄러지는 실크 같다.
살짝 감아쥘 때마다
그 부드러운 결이
내 손가락을 타고 흐른다
그 촉감은
너의 비밀이 깃든
가장 은밀한 언어처럼 느껴진다

가까이 다가가면
한여름의 바람이 실어온
감춰진 정원의 꽃내음이 파고든다
그 향은 나를 무장해제시킨다
지나가는 순간,
향기에 묶이고 만다

머리칼이 어깨 위로 떨어질 때마다
그 움직임은 춤이었다
햇살이 머리칼 위에서 반짝일 때,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진다

머리칼 한 올 한 올마다
너의 다정함이 배어 있어
내 손끝에 닿을 때마다
너의 친절한 문장들이 차례로 들린다

나를 흔들어 놓으라고
자꾸만 쓰다듬는다

너를 향한 욕망을
조용히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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