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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문장이 된다

by 살라

몸이 문장이 된다



입술이 서로의 언어를 배운다

부드럽고도 탐욕스러운 단어들을 섞는다

너의 단어와 나의 호흡이 섞여

하나의 문장이 되어간다


그 문장은 쉼 없이 이어졌고,

입술이 입술을 더 깊이 탐하며

침묵조차도 뜨겁게 타오른다


내 손은 너의 허리에서 천천히 움직이며

너의 몸을 읽어 내려간다

너의 곡선 하나하나가

마치 오래 기다려온 답변처럼

손끝에 새겨진다


너는 나의 손길을 따라

작은 떨림 속삭임으로 답한다

떨림은 더 큰 파동이 되어

둘 사이에서 요동친다


입술로 언어를 배우기 원하는 너는

더 이상 갈 곳 없는

내 손을 찾아와 깍지 낀다

놓지 않겠다는

결연한 약속이라고 손은 말한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다음 시간은 없는 듯

서로의 체온에 스며든다


나의 몸이 너를 향해 열릴 때,

말로 담을 수 없는 깊은 문장으로 들어온다


움직임, 숨소리, 터지는 감탄사

나의 모든 감각이 너를 부르고 있다

너는 나의 초대에 응하며

더 깊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몸이 하나로 되는 순간,

하나의 문장으로 흘러내린다

점점 더 빠르게, 점점 더 뜨겁게

이어지는 몸은

서로를 따라 리듬을 맞추고


그 리듬은 점점 더 절정을 향해

너의 손은 나의 등을 따라 움직이며

더 가까이, 더 깊은 곳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우리의 대화는 더 이상 문장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노래가 된다


마침내, 절정의 순간

너와 나의 몸은 동시에 떨며

마치 하나의 점으로 수렴되는 듯

경계는 사라진다


너의 숨은 내 안에서 멈추고

내 심장이 너의 안에서 뛰는 것처럼


이제 서로의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쏟아낸다


자! 다시!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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