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장애인
곧 잠재적 장애인
아니, 미래의 장애인이다
시간이 흘러가는 방향 속에서
우리 모두는 그렇게 된다
적어도 장애인 가족이 된다
오늘은 건강한 다리로 걷고
온전한 시력으로 꽃을 보고
또렷한 정신으로 책을 읽지만
이것은 잠시 빌린 것일 뿐
어쩌면 내일은 사고로
혹은 다음 달엔 질병으로
아니면 조금 더 긴 시간 뒤
노화라는 자연의 순리로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이 될 것이다
지금 저 거리에서
휠체어 경사로를 위해 싸우는 이들
장애인 화장실을 늘리자 외치는 이들
그들은 내 미래를 위해 싸운다
보도블록의 점자 유도블록도
횡단보도의 음성 신호등도
편의점 입구의 완만한 경사도
모두 나의 미래를 위한 선물
그들이 일군 세상은
미래의 내가 살아갈 터전
지금 나는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나의 미래를 위해
지금의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아
이 빚을 조금씩 갚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