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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을 나는 노고지리

김수영 '푸른 하늘을' 읽고는

by 살라

푸른 하늘을 나는 노고지리



처음에는 그가 노고지리처럼 보였다.

푸른 하늘을 가르며 나보다 높이, 나보다 멀리 날아가는 존재.

나는 그가 그저 자유로운 존재라고 믿었다.

그의 날갯짓이 내가 다다를 수 없는 이상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수영의 시 '푸른 하늘을'은 나를 깨웠다.

그의 비상은 정말 푸른 하늘을 노래하는 자유일까,

아니면 제압하려는 독재일까.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묻던 시인은,

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지를 알았던 것.

그리고 나는 알았다.

둥지 안에서, 꺾인 날개로 살고 있었음을.


그는 나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였고,

나는 그 보호가 사랑이라 믿었다.

그가 결정하고,

그가 통제하며,

그가 나의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을

사랑의 방식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왜 나는 늘 고독했을까?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묻던 시의 한 줄은

작은 혁명을 꿈꾸기 충분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싸움일지라도.

내 날개를 다시 떠올렸다.

어린 시절의 나를,

아무도 제압할 수 없다고 믿던 소녀를.


그가 내 목소리를 묵살할 때,

나는 비명을 내지르지 않았다.

하지만 가만히 있지도 않았다.

내 안에서 점점 커져가는 고독이

나의 작은 비행이자 몸부림이었다.


"난 당신이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아니야."

내 안의 피비린내와 고독이 자유로 변하는 소리를 질렀다.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괜찮다.

김수영의 시에서 보았듯이,

혁명은 언제나 외로운 법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를 이기고 제압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제 겨우 하늘을 보며 날갯짓을 시작했을 뿐이다.

내 자유는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하늘에서 숨 쉬는 것.

노고지리처럼 자유롭게,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내가 내 삶을 노래하는 것이다.


오늘, 창밖으로 작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직은 낮게 나는 노고지리일지라도,

나는 내 자유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



-김수영의 시, '푸른 하늘을' 읽고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 <종달새가 있는 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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