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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by 살라

낮잠



낮잠이 쏟아진다

지난날의 빚진 잠을

조금씩 갚고 있는 걸까


잠은 늘 숙제 같았다

눈은 감은 채로

잠자는 시늉했던 밤

마음은 뜬 채로

감각은 보초 세웠던 밤


귀는 열어두고

몸은 도망칠 준비를 한 채

눈꺼풀만 억지로 덮던 밤들

잠의 모양만 흉내 냈다


지금은 밤도 되기 전

낮잠이 먼저 찾아온다

스르르 다가와

어깨 위에 눕는다


불안이 흔들지 않아도

잠들 수 있는 오후가 생겼다


마음이

보초 서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감각도

브레이크 타임 선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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