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이 쏟아진다
지난날의 빚진 잠을
조금씩 갚고 있는 걸까
잠은 늘 숙제 같았다
눈은 감은 채로
잠자는 시늉했던 밤
마음은 뜬 채로
감각은 보초 세웠던 밤
귀는 열어두고
몸은 도망칠 준비를 한 채
눈꺼풀만 억지로 덮던 밤들
잠의 모양만 흉내 냈다
지금은 밤도 되기 전
낮잠이 먼저 찾아온다
스르르 다가와
어깨 위에 눕는다
불안이 흔들지 않아도
잠들 수 있는 오후가 생겼다
마음이
보초 서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감각도
브레이크 타임 선언을 한다
기어코 오는 봄처럼 삽니다. '시'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시도 쓰고, 열정 학부모로 겪었던 이야기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