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 모야
비, 요즘 나한테 플러팅하는 거야?
또 오잖아.
비가 나한테 오면
나는 기꺼이 우산을 던지고
온몸으로 빗방울의 춤사위에 몸을 맡겨
너를 맞이하러,
너를 맞으러,
너에게 후두둑 맞으러
이 아침에 우산을 던지고 밖을 나서면
무심한 행인들의 시선이 등을 찌르지만
그것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후드려 패주는 이 비가
내 영혼의 먼지를 씻어내는 걸
삶은 더 격렬한 태풍처럼 몰아치니까
이 미쳐 보이는 행동은
고요를 찾아가는 순례의 길
비탄에 빠진 나를
투명한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네가 고마워
얼룩진 심연에
잡념들이 자리 잡을 틈 없이
매일같이 쏟아져 줘서 고마워
너를 느끼러 나왔는데
아침의 새들은
젖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줬어
너만 느끼러 나왔는데
아카시아 향기는
후각 세포 끝까지 들어와서
묵은 더러운 냄새들을 내보냈어
비 오는 아침,
여기 뒷동산에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