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팅하는 비

by 살라

플러팅하는 비


모야 모야

비, 요즘 나한테 플러팅하는 거야?

또 오잖아.


비가 나한테 오면

나는 기꺼이 우산을 던지고

온몸으로 빗방울의 춤사위에 몸을 맡겨

너를 맞이하러,

너를 맞으러,

너에게 후두둑 맞으러


이 아침에 우산을 던지고 밖을 나서면

무심한 행인들의 시선이 등을 찌르지만

그것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후드려 패주는 이 비가

내 영혼의 먼지를 씻어내는 걸


삶은 더 격렬한 태풍처럼 몰아치니까

이 미쳐 보이는 행동은

고요를 찾아가는 순례의 길


비탄에 빠진 나를

투명한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네가 고마워

얼룩진 심연에

잡념들이 자리 잡을 틈 없이

매일같이 쏟아져 줘서 고마워


너를 느끼러 나왔는데

아침의 새들은

젖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줬어

너만 느끼러 나왔는데

아카시아 향기는

후각 세포 끝까지 들어와서

묵은 더러운 냄새들을 내보냈어


비 오는 아침,

여기 뒷동산에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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