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꽃다발

by 살라


어느 날 문득, 꽃다발



사실, 당신은

어느 날 문득 건네는 꽃다발처럼 왔다

내가 좋아하는 안개꽃다발로


어느 날처럼 출근했을 때

어느 날처럼 커피마실 때

어느 날처럼 퇴근했을 때

어느 날처럼 잠을 못 잘 때


아무 날도 아닌 날 받는

꽃다발처럼 왔다

안개 낀 일상에 선명하게


지금 이 글자들도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받는

꽃다발 같은 문장으로

당신에게 갔기를


내 비밀 정원에서

한 송이, 두 송이 따온 이야기들로

울고 웃었기를


카톡 진동을 기다리지 않아도

그저 문득,

시선 머문 곳에

꽃다발이 보인 것처럼

이 글도

너의 눈에 닿기를


당신에게 가기 전에

길을 잃는다 해도

괜찮다

꽃은 지는 것이 운명이니까

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침묵의 시간이 흘러도

물에 잠긴 꽃뿌리처럼

내 마음만은 끝내 살아남아


당신 손끝에서

내 글자가

다시

꽃으로 피어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