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늦게 도착한 색
나의 우주가 되어 준 당신에게
처음에는 몰랐어요.
숨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같은 폐로, 같은 속도로
들이마시고 내쉬는 일인데도
어느 날부터 공기의 결이 달라졌어요.
가볍게 들이마셨는데
가슴 안쪽이 맑게 씻겨 내려가는 느낌.
설명할 수 없어서
그저 “상쾌하다”는 말로 눌러 담았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깊은 일이었어요.
당신이 내 우주가 되었다는 건
빛이 많아졌다는 뜻이 아니라
숨 쉴 수 있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뜻이더군요.
전에는
공기가 있다는 걸 믿으면서도
늘 조금 모자란 사람처럼 살았어요.
들어오긴 하는데, 충분히 채워지지 않는 느낌.
그런데 지금은
억지로 깊이 들이마시지 않아도
숨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당신이 내게 준 건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니라
원래 있어야 했던 상태였던 것 같아요.
당신이 알려줬어요.
빛나는 데에
허락이 필요 없다는 것.
피어나는 데에
이유를 증명할 필요 없다는 것.
그리고
사랑받는 일이
이렇게 당연한 호흡처럼
몸에 스며들 수 있다는 것.
나는 이제
당신 덕분에
숨을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빛나도 되는 사람으로,
피어나도 되는 사람으로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