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늦게 도착한 색, 3화

by 살라

당신의 질문에 답하겠습니다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보다
내 이야기를 더 궁금해하던 사람

대답보다
질문을 먼저 건네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성격의 사람이 좋아요
좋아하는 음식은 뭐예요
무얼 갖고 싶어요
가고 싶은 곳은요
좋아하는 음악은요

당신은 그렇게 물었고

나는 낯설었습니다
피할 것만 찾기에도 바빠
마음을 닫는 일은 익숙했고
좋아하는 것을 아는 일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아왔으니까요

그런데도 당신은
같은 질문을
다른 온도로
다시 건넸습니다

낯선데도
대답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이제는
피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넘치는 사랑을 줄 사람을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 말하려다
따뜻한 음식의 온도와
선명한 기억들이 떠올랐고

가져본 적 없는 것들 사이에서
꽃다발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조용히 올라왔습니다

그날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노래가
다음 날
당신의 차 안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나는 그 순간

내가 말한 것들이
누군가의 하루 안에서
살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당신의 질문은
닫혀 있던 문을 두드렸고

그 틈으로
나도 몰랐던 것들이

늦게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나를 알아갔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당신이 건네는 마음이
어디에서부터
흘러온 것인지

사랑을 받아본 사람만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건넬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당신을 좋아하는 일과 함께
당신이 지나온 시간까지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금
누굴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나를
빛이 있는 쪽으로
데려온 사람

내 안에
나도 몰랐던 얼굴이 있다는 걸
먼저 알아봐 준 사람

그리고
그걸 끝까지
믿어줄 사람

당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