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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는 시간 01화

여백으로 초대합니다

by 살라

여백으로 초대합니다


눈부신 색들로 가득 찬 세상에서

하얀 여백은 조용히 물러서 있습니다

숨을 고를 수 있는,

모든 소리마저 삼켜주는 깊고 고요한 자리

마치 오랜 친구처럼 아무 말 없이 기다리며,

가만히 있으면서도 모든 걸 말해주는 곳

이곳은 여백입니다


부끄러운 진심을 꺼내어 그곳에 놓아봅니다

진심이 가볍게 흘려 용서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침묵 속에서 모든 것이 쉴 수 있습니다


여백으로 초대합니다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

비 전문가인, 내세울 것 없는 제가 초대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모임 주최자 분께 저를 왜 초대했냐고 물었습니다.

부끄러워서요

그분은

'여백'으로 초대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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