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지마
간절한 소리에도
기어코 찍혔다
어둠 속에 숨어버렸는데
플래시까지 터트리며 찍혔다
다시 부탁한다
현상하지마
현상되지 않는 필름 속에만
갇혀있고 싶어
숨죽인 먼지처럼 있던 나를
빛 앞에 드러내 수치를 보이지 않기를
한 장을 숨기기 위해
천개의 거짓 웃음을 찍어본다
기어코 오는 봄처럼 삽니다. '시'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시도 쓰고, 열정 학부모로 겪었던 이야기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