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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mongTV Sep 04. 2024

2. 조지아 코카서스(교회에서 낙상사고 발생)

어제는 어떻게 들어오고 잤는지 모를 정도로 하루가 빨리 지나갔다. 중간에 환승이 있어 하루종일 이동만 한듯한 느낌이다. 아침이 밝았다. 호텔 창밖을 보니 산이 가까이 보인다. 고산지 대인 것이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식당으로 내려갔다. 5성급 호텔(쉐라톤)인 만큼 뷔페에 음식이 풍성하다. 특히 빵이 쫄깃하며 맛있다. 풍성한 조식에 진한 아메리카 한잔의 여유를 즐겼다. 음.. 좋다.. 09시가 되고 투어의 시작이다. 목적지 므츠헤타까지는 40여분이 소요된다. 조지아의 고대도시이며 트리빌리시에서 북서쪽으로 약 20km 떨어져 있다. 처음 기독교가 조지아 국교가 되었을 때 므츠헤타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퍼졌다고 한다. 이후 6세기에 트리빌리시로 중심지가 옮겨가기는 하였느냐 여전히 무츠헤타는 종교적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므츠헤타에는 세계 문화유산인 즈바리 교회가 있다.  이동하는 버스는 다행히 중국산이 아닌 유럽산 브랜드 버스다. 좋은 버스 준비하여 주신 주최 측에 감사를 드린다.  


숲의 도시 예레반을 벗어나 얼마나 달렸을까 산언덕을 넘어서 즈바리 교회에 도착했다. 고도계를 보니 해발 941미터를 가리킨다. 한국의 절과 같이 이곳의 종교 시설들도 핍박을 피하여 산언덕에 혹은 깊숙한 곳에 요새를 만든 듯하다. 즈바리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래의 전망이 인상적이다. 삼각주를 물길 삼아 흐르는 장관의 강들이 펼쳐지고 고도 무츠헤타 성당이 아스런히 들어오며 파노라마뷰의 정점을 찍는다. 조지아 정교회 즈바리교회를 둘러보고 차기장소인 구시가지 스베츠호 벨리 성당으로 이동하였다. 스베츠호 벨리는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에 축성된 조지아 정교회 본산이다. 성녀 "니너"가 건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회에 가는 길의 왼쪽으로 늘어선 다양한 선물가게등이 인상적이다.


함께한 일행들 모두 함께 교회에 안쪽까지 들어가 구석구석을 탐닉한다. 나는 왠지?? 뒤를 돌아서 입구 쪽으로 향하였다. 아뿔싸 일행이 난간에서 떨어져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아... 바로 주최 측 여행사 사장님을 찾아 이 소식을 전하고 함께 환자에게로 되돌아왔다. 긴급 엠브란스 부르고 응급조치를 취하였다. 내가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이 없기에 나는 버스에 돌아와 부족했던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를 깨운다. 주최 측에서 날더러 언어(영어)가 되니 보호자로 병원에 가있으라는 것이다. 무슨 이런 황당한 일이.. 외국에 여행 와서 그간 대화 한번 한 적도 없는 이의 보호자로 병원에 있으라고??  현지 랜드사 측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 아닌까? 그래도 사람이 없다는데 어찌할 것인가? 행사는 진행하여야 할 것이고... 선택의 여지없이 내가 병원으로 갔다. 해외여행 와서 난데없는 보호자가 되었다. 말이 보호자이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환자를 보면 안타깝고 주최 측 여행사 사장님을 봐도 안타가운 마음 매한가지다. 훗날 책임소재의 공방이 있을 수 있어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최대한 말을 자제하여야 했다. 나의 일정도 어그러졌지만 다친 사람이 최악이고 주최 측이 차악이다. 응급처치 끝나고 환자가 호텔로 간다고 했다. 아.. 호텔로 가면 나도 같이 가야 하는구나.. 이번 여행은 이것으로 끝나는구나... 그런데 환자가 퇴원 직전에 말을 바꾼다. 입원한다는 것이다. 직원들 퇴근시간인데 급 입원을 한다기에 간호원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급하게 입원수속하고 병실 정하였다. 병실을 함께 가보니 현지인 아줌마 1인이 독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환자 두고 잠시 바람 쐬러 밖에 나왔다. 그리고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니 문이 잠겨있다. 이곳 병원은 퇴근시간되면 문을 잠가버리나 보다.  병원에 입원하였으니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있이 없다. 병원에 더 이상 머무를 수도 없다. 


대기 중이던 택시 기사를 불러 여행을 이어가기 위하여 일행들이 머무르는 카즈베기로 향하였다. 이동하는데 속이 쓰려왔다. 아... 긴장한 탓에 점심 먹는 것을 잊어먹고 있었다. 차를 세우고 빵과 콜라를 사서 차에서 해결하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차창밖에 풍경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해발 2300미터 고지를 넘어가는데 자연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몽골에서는 오지 깊숙이 들어가야 볼 수 있는 풍광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도로도 아스팔트로 잘되어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숙소에 도착하자 일행들 석식이 막 끝난듯한 분위기다. 여행사 사장님이 뭐 좀 먹으라고 음식 가져다주는데 조금 전에 빵과 콜라를 급하게 먹었기에 식욕이 뗑기지 않았다. 사장님께 병원에서의 상황 설명하고 호텔로 들어왔다. 생각을 돌이키고 돌이켜보았다. 무슨 경우인지.. 내가 어디를 어떻게 이동하였는지 도무지 생각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나의 주력지역에서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큰 팁 하나 얻은 것으로 위안 삼고 넘어가자!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병원에 가는 바람에 해발 2200m 산정상에 위치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관광지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교회를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도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된다. 고생했다.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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